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최승희(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행정사무 감사를 위한 모니터링을 위해 택시를 탔다. “시의회로 가주세요”라는 말에 택시기사는 머뭇거렸고, 길치인 나로서는 ‘시청 옆이요. 교육청 근처요’라고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곳에 무슨 일로 가냐는 질문에 이런저런 설명을 하니, “좋은 일 하시네요.”라며 내릴 때 잔돈도 깎아 준다. 흔치 않은 일이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 택시를 타게 되면, 택시 기사분들에게 그 현안에 많이 여쭤보거나 이야기 나누는 편이긴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사실 대전광역시의회에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시의회에 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처음이었고, 다른 누구에게도 시의회라는 장소는 여전히 생경했다. 그렇게 도착한 시의회 내부는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공무원들과 시의원들만 그득 했다. 간혹 기자들이 시작 30분 내외로 들락거리기는 했지만, 모니터링을 위한 사람들은 대전시민사회연대 소속의 각 단체 활동가들만이 있었다. 국정감사의 경우 -이미지메이킹일지 모르겠지만- 국회의원마다 책상에 가득 올려놓은 자료를 보아왔던 터라, 시의원들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행정사무 감사자료를 그대로 읊으며, “이것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이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들을 듣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각 위원회별로 소수의 시의원들만 미리 자료를 분석하고 요청하고 준비를 한 것이 보였다. 물론 다소 의욕 있는 시의원들의 호통과 공무원의 영혼 없는 답변도 이어졌다. 감시․견제․비판, 이 세 단어가 실제로 시스템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전문성과 소신, 주체들 간의 소통, 대안을 향한 의지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의회 사무처와 함께 한 자리에서는 모니터링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었다. 시의회에 파견 나온 기자들도 6개월 정도는 되어야 상황파악을 하고 그제야 기사가 나오는데, 더욱이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행정 전반에 걸친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모니터링의 신뢰도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김영주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각 단체의 활동가들이 비록 어려보일지라도, 각 자리에서 그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반박을 해주어 팽팽한 분위기가 오갔다. 대전문화연대의 소속으로 문화부분에 해당하는 행정자치위원회와 과학문화산업본부의 두 영역을 모니터링을 했다. 문화예술과 소관의 문화정책, 예술진흥, 공연예술, 생활예술, 대전문화재단, 시립미술관, 역사박물관, 국악문화회관, 도서관, 문화산업과 소관의 문화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컨벤션, 엑스포 재창조, 관광산업, 관광축제 등등의 방대하고, 창조적인 영역이 포진되어 있다. 하지만 행정사무 감사에서 주된 지적은 문화 부문이 현재 5%의 예산으로 축소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사용에 관한 부분이나, 표지판 개선 정도, 표기에 관한 질의 정도가 주를 이루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축제의 경우에도 표면적인 예산 낭비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지속성이나, 시의 장기적 정책 방향보다는 정치적 공방만으로 그 이슈를 이어갈 뿐이었다. 현재 대전시의 문화영역의 예산수행은 시비만이 아니라 국가에서 지원받는 방식도 적지 않다. 따라서 지역문화창출을 위한 장기적인 문화정책을 고민해본다면, 현재의 시행정사무감사의 표면으로 드러난 예산지적과 일부 사업비 나누기에만 치우친 시각은 아쉬웠다. 국가의 문화정책방향은 관객개발과 문화체험훈련에 있는데, 현재는 문화생산자에 대한 예산분배에만 치우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정책방향에 관한 질의가 아쉬웠고, 그 논의의 태부족이 아쉬웠다. 단순히 문화는 문화예술인만의 독자적인 부문이 아니다. 문화는 복지와 같은 사회적 시너지를 내는 창조적인 영역임에 분명하다. 앞으로 그 문화 복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고 그것을 풀어내는 길은 더 다양해질 것이다. 내년의 행정사무감사는 그 다양함을 담아낼 수 있는 보다 깊이를 더한 자리로 채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