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김정동(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연대기획국장)
대전 월평동에 마권장외발매소가 들어선지 15년이 지났다. 지역경기 활성화와 세수증대라는 장밋빛 꿈은 이미 허상으로 드러났다. 마권장외발매소가 영업을 하는 주말이면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난과 인근이 쓰레기장이 되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또한 인근에 유흥업소가 밀집하면서 교육과 주거환경은 점점 나빠졌다. 주민들은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외식하러 나가기도 무섭다고 할 정도다. 입점당시 경기활성화에 관심을 갖던 상인들도 모두 돌아섰다. 마권장외발매소엔 사람이 몰리지만 인근에서 돈을 쓰지 않고 다른 손님들은 열악해진 환경으로 인해 오지 않다보니 오히려 장사가 안된다고 한숨이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외곽이전이나 폐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오히려 마권장외발매소의 규모를 두배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마권장외발매소를 신규로 설치하려는 시도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다 보니 확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현재 서울 용산구에서도 마권장외발매소를 확장이전하려는 시도에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권장외발매소는 레저시설의 의미가 사라진 도박시설이다. 1인당 하루 평균 60만원이상 배팅하는 시설을 건전한 레저시설로 보기 어렵다. 이처럼 마권장외발매소는 과도한 사행심리 조장과 도박중독 유발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이다. 2010년 감사원에서도 마권장외발매소 축소 및 폐쇄 계획을 세울 것을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감사원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마권장외발매소를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할 것은 한국마사회의 존재 이유이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으로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의 레저생활에 이바지한다는 공기업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마사회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국민이 도박중독에 빠지거나 문제가 생겨도 매출만 올리면 되는 불법도박장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세금수입을 바라며 모른척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세도 문제다. 2012년 대전시가 마권장외발매소에서 걷은 레저세가 178억이다. 같은 해 대전 마권장외발매소에서 올린 순매출이 675억이고 세금을 제외하면 500억 가까운 돈이 역외로 유출되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가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눈앞의 세금에 눈이 멀어 시민의 삶이 황폐해지는 걸 방치한다면 그 폐해는 결국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로 돌아올 것이다. 이미 정부에선 마권장외발매소를 축소, 폐쇄하는 것을 장기적인 정책목표로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의지가 명확하다면 대전 월평동과 서울 용산의 확장 계획을 취소하고 마권장외발매소를 폐쇄하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