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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동 장외발매장 이전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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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회원,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우리 아이들 가까이 있는 도박, 도박중독 우리는 얼마나 쉽게 도박중독에 빠질까? 나는 절대 도박중독에 빠지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장 현안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권선중 침례신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의 도박중독의 실례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는 지 여실히 보여준다. 권 교수는 대학 재학시절 후배들과 함께 도박중독에 대한 연구를 위해 강원랜드 카지노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는 과거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후배들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주고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게끔 했고 한 시간 후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권 교수는 당시 한 시간 넘게 도박을 했고 모이는 시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도박에 빠졌다. 더욱이 자신을 찾으러 온 후배에게 다른 친구들과 함께 먼저 대전으로 올라갈 것을 지시하고 본인은 계속 도박을 했다고 한다. 그는 대전에 돌아와서도 자신이 했던 도박이 눈앞에서 어른거려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다시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권 교수는 만약 강원랜드 카지노가 서너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강원도가 아닌 대전 어딘가에 있었다면 반드시 도박장을 찾았을거라고 강조했다.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조차 쉽게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으니 일반인이나 청소년의 도박중독 위험성은 더 크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우리가 월평동 한복판에 있는 장외발매장의 이전을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도박중독의 위험은 도박장이 얼마나 우리 가까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도박중독자를 줄이는 일차적 해법은 바로 도박장을 폐쇄하는 일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도심지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월평동 장외발매장 도박중독자 양성의 주범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이 생긴 이후로 지역의 피폐해지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 훼손, 각종 유흥업소 난립, 심각한 주차난은 이미 월평동의 고질병이 된지 오래다. 더 중대한 문제는 월평동 장외발매장 인근에 모여 있는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도박중독과 학습 환경 훼손에 있다.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의 반경 500m 이내에는 초등학교 2곳(월평초, 갈마초)을 비롯해 월평중과 서대전고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통학로로 연결돼 있어 다수의 학생들이 화상경마도박장을 지날 수밖에 없다. 연구결과 접근성이 용이한 도박장에 있는 청소년들이 쉽게 도박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중독자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균 10.9세에 도박을 시작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청소년 시기의 도박중독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성이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의 도박중독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전참여자치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주민들로 구성된 월평동 장외발매장 확장저지 및 이전 촉구 주민대책위는 지속적으로 마사회 장외발매장 이전을 요구해왔다. 자발적인 1인 시위를 비롯해 대전시민 100만인 서명운동,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마사회 장외발매장 이전을 촉구해 왔다. 개인적으로는 서구의회 재직시절  마권장외 발매소 확장반대 결의안과 이전 건의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4월 마사회 측에서 월평동 장외발매장의 확장을 철회하고 지역문화센터를 설치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마사회 측에서 장외발매장의 확장을 포기한 것이지, 이전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시 확장을 들고 나올지도 모른다. 주민대책위의 애초의 목적은 마사회의 도심지 외곽 이전이었던 만큼 이전을 위해 더 강하게 마사회를 압박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마사회 이전을 공약했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이전을 위한 고삐를 더 바짝 조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종 목표인 장외발매장의 이전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권장외발매장 문제는 대전 월평동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월평동 장외발매장 이전이 답이다 마권장외발매장은 2005년 25개소에서 2010년 32개소로 수도권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2009년도 전체 매출액 대비 장외발매소 매출액 비중은 70.5%에 이른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사업인 셈이다. 정부가 이런 수익사업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월평동 장외발매장 한 곳이 이전하게 되면 수도권에 있는 모든 장외발매장이 있는 도시에서 이전 여론이 높아질 것이기에 마사회는 어느 한 곳도 이전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마사회 장외발매장 이전을 위해서는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법 제정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이전 촉구, 시민단체의 조속적인 여론 조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장외발매장이 있는 도심의 지방의회와 연계해 마사회 장외발매장 이전을 위한 지방의회협의회를 결성해 이 문제를 자치단체가 함께 논의하는데 앞장설 예정이다. 장외발매소는 경마장에 비해 여가 오락 기능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미비하고, 출입자들의 도박중독자 비율이 50-60%에 달해 매우 높다. 특히 도심지에 인접해 있는 장외발매장은 반드시 이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시민과 시민단체, 정치권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전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도박중독자 양성을 막을 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