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이재영(회원,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많은 논쟁이 되어 왔던 도시철도 2호선의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노면트램방식으로 결정되었다. 지난 12월 4일 권선택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기종결정을 공식화하였다. 도로상에 설치된 궤도를 이용하여 운행하는 전철인 트램은 노면수단과 궤도수단의 장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즉, 노면을 이용함으로써 보행자, 자전거와 같은 단말수단이용자들의 접근을 쉽게 하고,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또한, 노면트램은 버스와 달리 궤도를 통해 운행되기 때문에 철도교통의 장점인 정시성, 정확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이 번에 도시철도 2호선을 노면트램으로 결정한 것은 현재의 대전시 도시문제 개선은 물론 미래의 대전발전상과 미래세대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그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승용차중심의 도시를 대중교통중심의 도시로 개편하여 시민의 교통비용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발전적 전환을 위한 신호탄의 의미가 있다. 즉, 승용차로 인한 높은 교통혼잡비용과 교통사고율, 도심쇠퇴 등 직간접적인 도시문제에 대하여 기존의 소극적 방식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개선과 방향전환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판단된다. 둘째, 도시철도로 인해 예상되는 대전시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교통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고가방식의 건설비는 ㎞당 600억원이 소요되는데 비하여 트램은 200~300억원으로 낮을 뿐 아니라 수요의 창출에 유리하기 때문에 운영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30년이면 대전시의 노인인구는 21%로 초고령사회가 된다. 따라서, 트램은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교통정책으로의 전환적 의미가 담겨 있다. 트램은 역 간격이 500m 내외로 짧고 계단이 없어 접근성이 좋고, 비상시에 대처가 용이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도심쇠퇴로 활력을 잃은 대전시 가로상권의 활성화를 통한 도심재생의 필요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트램의 설치를 통하여 노면교통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보행인구가 증가하게 되며, 보행인구의 증가는 상권의 활성화 및 보행환경의 질적 개선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2호선의 건설사업은 노면트램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노면트램의 특성과 장점이 잘 발현되도록 계획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정류장 간격은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여야 하고,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승강장을 설계하며, 티켓팅이 용이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전용차로를 활용하도록 하여 안전성을 강화하도록 하고, 교차로 통과 시에 전용신호를 부여함으로써 대중교통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갖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전문가를 적극 영입하고 필요하다면 경험이 많은 외국의 컨설팅회사를 통한 사업계획의 수립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도시철도와 더불어 시내버스 등 기존 공공교통의 기능회복을 위하여 이용자중심의 체계적인 대중교통정책을 동시에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트램과 버스는 경쟁수단이라기 보다는 보완 및 상승관계에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버스는 주로 학생, 여자, 경제적 약자 등이 이용하고 있음을 볼 때, 승용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승용차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면트램을 고려한 종합대중교통비전을 새로이 수립하고 단기적으로는 버스의 증차를 통한 배차간격 단축, 대기 및 승차불편 해소를 위한 버스정류장 개선, 2층 버스의 도입, 접근 및 환승환경체계의 개선, 정보이용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재건축, 재개발사업 등 도시계획사업과 가로활성화 정책을 도시철도사업과 한 꾸러미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도시철도 주변의 고밀토지이용은 도시철도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에너지효율성 좋게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중교통중심개발(TOD)정책을 동시에 추진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시도되는 트램은 상징성도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된다. 전문가와 시민을 의사결정과정에 효율적으로 참여케 하여 문제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도시철도 기종이 결정된 만큼 갈등을 끝내고 노면트램이 훌륭한 대중교통수단이자 대전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