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글 :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연대기획국장
연말이면 올해 한일을 정리하면서 내년을 준비합니다. 이는 개인부터 회사, 공공기관 모두 해당됩니다. 공공기관 특히 자치단체는 이런 업무를 공개적으로 진행합니다. 이게 바로 행정사무감사입니다. 행정사무감사는 대전시민을 대표해 대전시의원이 2014년 대전광역시 정책과 예산에 대해 감사하고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합니다. 대전시가 진행하는 정책은 생각보다 많고 우리 삶에 직결됩니다. 그만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 행정사무감사입니다. 대전에 축제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진행했는지(행정자치위원회 문화체육국), 도시철도2호선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산업건설위원회 교통건설국), 대전에 혁신학교가 생긴다는데(교육위원회 대전시 교육청), 우리 아이 보육비 지원과 보육시설은 어떤지(복지환경위원회 보건복지여성국) 이 밖에도 대전시에서 진행하는 모든 정책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관심있는 사안을 어느 과에서 주관하고 이 과는 어디서 감사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안은 해당 위원회 위원에게 문제점을 제보하고 제대로 감사를 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쉬운 점은 행정사무감사를 평일 낮시간에 진행하다보니 방청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대신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2014 행정사무감사 대전시민네트워크를 구성해 15일간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2014행정사무감사 대전시민네트워크는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을 시작하며 이번 행감의 의미를 짚고 몇가지 평가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민선6기 첫 번째 행정사무감사라는 점에서 민선5기와 6기 정책이 혼재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2)대전시장과 대전시의회 다수당이 같은 당이라는 점에서 시의회가 대전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3)의원 절반이 초선이라는 점에서 초선의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며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는지 4)대전시가 추진한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지, 이렇게 네 가지 기준으로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평가했습니다. 민선5기와 6기 정책이 혼재된 상황에서 위원들은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한 반면 오히려 집행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책임자가 새로 취임한 피감기관은 업무파악이 제대로 안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고 이로 인해 위원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하려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시장과 다수당이 같은 상황에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민선6기 정책 중 시행된 정책이 별로 없음을 감안해도 질의 대부분이 민선5기 정책에 집중되었고 도시철도 2호선은 대전의 가장 큰 이슈임에도 별다른 질의가 없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초선위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초선임에도 준비를 철저히 해 문제지적과 대안제시까지 하는 위원이 있는 반면 벌써부터 지역구 민원만 챙기거나 객관적 자료나 근거 없이 본인 주장만 하는 위원도 있었습니다. 특히 위원회에 거짓말을 하고 행정사무감사를 내팽개친 채 강의를 하러 간 박상숙 의원은 본인이나 해당 정당에서 진퇴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전시가 추진한 정책 중 문제가 된 사안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무리한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사업 진행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 도시철도2호선 논란, 과학벨트사업 지연, 엑스포과학공원 공공성 확보 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안이 많았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정부 정책에 따라 문제가 된 부분도 있지만 행정과정에 대한 문제점은 충분히 언급해야함에도 제대로 짚지 않고 넘어간 점은 아쉽습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선 피감기관에 대한 평가도 진행했습니다. 피감기관에 대한 평가결과는 모니터링 참여자 대부분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업무파악 부족이나 답변을 제대로 못하는 것보다 행정사무감사만 넘기자는 식의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위원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작년과 같은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실한 자료제출과 답변 대신 서면자료 제출로 넘어가려는 모습은 올해도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피감기관 공무원의 무분별한 배석도 문제로 지적합니다. 행정사무감사에는 보통 수십 명의 공무원들이 배석합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답변은 국실장이 하도록 되어 있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과장이 대신 답변할 수 있습니다. 사무관 이하의 공무원들이 대거 행정사무감사장에 배석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에 불과합니다. 이미 지난 4년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관련 문제에 대해 지적했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관행처럼 지속되는 사안입니다. 시의회 또한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직무 유기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행정사무감사는 감사하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지적한 사항에 대한 후속조치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로 의원과 집행부 모두 신경써야할 부분입니다. 내년 비슷한 시기에 열릴 행정사무감사에서 같은 사안에 대해 의원은 지적하고 집행부는 조치를 약속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자 모두의 직무유기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대전시의원들과 집행부 모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위원과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년에는 대전시 정책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좀 더 성과를 남기는 행정사무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