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권선필 (제2회 시민정책경연대회 준비위원장, 목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지난해 우리 단체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중 하나로 정책제안대회가 있었다. 그 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주로 참여하여 제안한 정책들의 발표를 듣고 여러 심사위원들과 함께 심사를 한 바 있다. 심사를 하고 나서 느낀 점은 우선 더 많은 시민들이 정책 제안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주로 참여를 한 중고등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소회였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 느낀 것은 일반 시민들이 정책이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까닭에 행사를 마치면서 내년에는 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었는데, 마침 금년에 2회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반적인 진행에 대해 우리 단체 임직원들과 협력하며 진행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한차례 공고를 하고 제안을 받은 후 이들 제안들 중에서 본선진출 제안을 선정하였고, 본선에서는 현장발표를 한 후 간단한 질문을 하고 심사위원들과 청중들이 함께 참여해서 우수제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었다. 금년의 진행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일반시민들이 정책을 개발하는 방법을 실제배우고 연습할 수 있도록 대회 진행과정을 세분화해서 진행했다는 점이다. 시민이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할 때 어떠한 흐름을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된 자료는 없기에, 최근 사회적 경제를 중심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법을 원용하여 행사진행을 설계하였다. 우선 대중교통 정책제안에 관심 있는 시민들의 참여를 쉽게 하기 위하여 6월 3일부터 온라인으로 간단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제안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안된 정책아이디어를 가지고 2차로 사전 교육과 컨설팅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컨설팅에 참가한 팀들에게는 정책제안에 필요한 필수 요소를 담고 있는 정책모델캔버스를 제공했다. 정책모델캔버스에는 정책제안이 갖추어야할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 ‘정책고객’ ‘정책문제’ ‘정책제안’ 그리고 ‘정책효과’를 한 장에 정리해보도록 한 인포그래픽 양식지이다. 이 양식을 주고 채워보는 것을 통해 정책제안의 필수요소를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며 또 정책제안이 다른 시민이나 정책결정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논리적으로 구성되고 또 구체적인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해보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컨설팅은 교육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멘토들이 참여하여 참가자들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는 형식으로 현장에서 진행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정책제안은 인포그래픽 형태로 작성되어 현장에서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보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최종대회는 7월 23일 대전NGO지원센터에서 최종 선정된 10개팀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구두발표로 심사위원들과 청중참가 평가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정책모델캔버스가 정책의 필수요소를 강조했다면 현장발표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심사위원과 청중에게 정책의 필요성과 제안의 효과를 설득해야하는 시간이었다. 작년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가지고 진행되었지만, 참여시민의 숫자가 늘어났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실제 대전시의 대중교통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제안들이 드러났다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적정기술이나 대안교통에 대한 제안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대중교통정책의 어떤 전환점에 이르지 않았는가라는 인식을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중심의 참가 그리고 보편적 정책으로 확대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제안이 많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단체의 역할이 한편에서는 권력감시를 통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지방정부 운영에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대안적 정책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전히 관과 소수의 정치엘리트 들에 의해서 주도되는 지역의 정책에 대하여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정책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책당국은 정책형성단계에서의 시민들의 참여는 주인의식과 높은 참여도를 형성시켜 정책이 지속가능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동력이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참여로 대중교통관련 정책이 수립되면 시민들 스스로 정책의 실행에 대한 추진 동력을 자생적으로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정책형성 단계에서 수요자의 개입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정책의 수립과 실행 단계에서도 역시 높은 순응도와 참여도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제안 과정에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도 요청한다. 정책 공급자가 수요자 중심의 정책개발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과정에 내재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필요한 절차나 조직변화를 수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민과의 협력이 지속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서를 만들고, 이러한 제안을 수렴하고 다듬으며 구체화해야 공무원들에게도 이러한 시민참여 방법이 내재화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역량을 개발해주는 등 시민중심의 정책혁신이 가능한 체질로 변화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해본다. 대전시정이 시민 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환경이 재구축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정책제안대회가 되었다고 자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