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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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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겨울, 모든 것을 힘의 논리로 풀어가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권을 영원히 유지하고 상위 1%의 우호세력들을 배려할 수 있는 계략, 이른바 MB악법을 내놓고, 그 첨병으로 ‘언론장악 7대 악법’을 통과시켜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로 활용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의 언론노동자들이 일어섰고 대전MBC 노조도 파업에 돌입했다.    9년만의 파업, 비파업세대 후배들과 더 이상 청년이 아닌 선배들, 몰아치는 한파, 승리에 대한 불안감 등 우려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뿐, 6개 팀으로 편성된 조합원들은 각 팀장의 책임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첫 날의 상경투쟁으로 반 이상의 조합원이 감기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바지 4벌, 양말 2켤레로 중무장한 조합원들은 씩씩하게 투쟁현장을 누볐다.  상경투쟁을 하지 않은 날에는 대전역에서, 지하철에서 가두 선전전을 펼쳤고, 기자회견을 하며 진실을 알리려 노력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성명도 잇달아 큰 힘이 되었다. ‘재벌방송, 조중동방송 반대’, ‘언론악법 저지’ 구호에 시민들은 ‘지켜줄게 MBC, 사랑해요 MBC\'로 화답했다.  국민과의 소통엔 휴일도, 연말도, 추위도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섣달그믐, 수천 잔의 차와 촛불을 나누며 시민들과 함께 했던 밤, 촛불집회에 참가한 모든 조합원들이 함께 새해를 맞이했던 소중한 경험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고 파업투쟁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일시적인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여전히 그들은 공영방송법, 종합편성PP, 민영미디어렙, 마스크법,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 언론을 장악하고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특히, 종합편성PP 허용과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지역방송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지역방송부터 민간자본에 팔려나가게 되고, 자본과 법규에 의한 통제는 훨씬 수월하게 될 것이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언론통폐합의 악몽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양식있는 지식인들이 인터뷰 자체를 거부하던 그 때, 몇 십 미터 앞에서 시민들이 죽어나가도 단 한 건의 기사도 없이 CM과 팝송, 코미디가 방송되던 그 때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  하지만, 그들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방송을 지키고 언론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은 더욱 또렷해진다.    현재 2월 임시국회에서 더 큰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미명아래 MB악법들을 밀어붙일 것이다. 그러나, 13일간의 파업기간동안 대전MBC 조합원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모두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아무리 한파가 매서워도,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봄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확신하며 우리는 단호한 결의로 거룩한 싸움의 선봉에 나설 것이다.                                        글| 이은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장 이은표 * 참여자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3-17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