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김준구 (회원,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 지난 호에 회원연재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을 시작하면서 이주외국인들의 꿈에 귀를 기울이는 친구가 되어보자고 청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꿈을 찾아 고향과 가족을 떠나온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제 결혼이주자 25만 명, 다문화가족 75만 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90여 국가 출신의 여성들이 결혼이주를 통해 우리사회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한국에 오면 더 나은 삶을 일굴 수 있을 것이란 꿈을 가지고 고국을 떠나는 어려운 선택을 했습니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시아출신들은 한국드라마 속에 비춰지는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에 이끌려 한국행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자신의 꿈도 이루고, 고국에 남겨진 친정식구들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것입니다. 그녀들에겐 언어차이, 문화차이, 선주민들의 편견과 선입관 등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다문화가정의 70% 이상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활동참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필수적인 해결과제에 하나입니다. 취업을 한다 해도 단순노무직이나 일용직 등 질 낮은 일자리에 집중되는 현상이 일반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두드러집니다(2012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혼이주여성 일용직 비율 18.9%, 일반여성 7.0% / 결혼이주여성 단순노무직 비율 29.9%, 일반여성 16.3%). 특히, 결혼이주여성은 친정의 정서적 지지나 물리적 도움 없이 양육을 병행하며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슈퍼 워킹맘’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한국어도 서툴고 한국문화도 설익은 이들이 일반여성에게도 불리한 한국노동시장에서 환영받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은 2007년부터 꾸준히 결혼이주여성 직업교육을 실시해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노동시장에서 홀대받거나 그나마도 없는 경우에는 단순노무직종으로 유입됩니다. 그런데 이런 직종은 탄력근무도 어렵고 노동시간이 길어 친정이나 시댁의 지원 없이 양육을 병행해야하는 경우에는 결국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상황을 고려하는 맞춤형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2012년 4월 다문화레스토랑 I’m Asia을 창업하였습니다. 이제 창업 2주년을 맞는 다문화레스토랑 I’m Asia는 더 많은 결혼이주여성 일자리창출을 목적으로 현재 분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취약계층에게 창업은 목돈이 필요하기에 취업보다 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과 창업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일자리창출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돌아오는 지방선거에 우리의 이웃인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들이 등장하기를 소망해봅니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일자리가 인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