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이진희(회원, 사회복지사) 얼마 전 휴일에 몇몇 사회복지사들과 가까운 산에 등산, 아니 산책을 하고 점심을 함께했다. 숲길을 걸으며 나무를, 꽃을, 하늘을, 바람을 이야기하고 감탄하고 즐거워했다. 자연과 일치감을 느끼며 그동안의 피곤함을 내려놓으니 한결 가벼워졌다. 함께한 분들 모두 처음 와본 곳이라며 좋아하는걸 보니 그곳을 선택한 나는 나름 으쓱했다. 산 아래에서 묵과 파전, 막걸리 한잔을 앞에 놓고 사회복지사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결론은 함께하는 동지가 필요하고, 같이 공유하는 생각이 있어야하고, 그리고 함께 실천하는 행동이 있어야한다는 맺음이었다. 역시 사회복지사들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복지기관에서 직원 워크샵으로 안산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요즈음은 복지기관이 매우 바쁠 때이다. 몇 년에 한번 돌아오는 평가기간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열심히 하지만 평가기간이 닥치면 산더미 같은 서류를 점검하고 찾아 넣고 채우고 밤새 준비를 하곤 한다. 이럴 때 안산에 가고자 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그들은 분향하고 단원고 교실에도 가보고, ‘힐링센터 0416 쉼과 힘’ 활동을 보고 듣고 왔다고 한다. 젊은 한 사회복지사는 ‘죽은 자와 산 자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느낌, 즉 앞에는 죽은 자가 그리고 뒷 공간은 그들을 추모하는 산 자의 슬픔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듣는 것만으로도 슬픔이 밀려와 순간 피하고 싶었다. 그들은 왜 평가준비를 위해 바쁜 시기에 안산으로 떠났을까? 결론은 이렇다. 사회복지사는 지역과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람을 살리고 마을을, 사회를,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복지사와 기관의 비젼과 미션인 것이다. 안산지역은 이전부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하는 모범사례가 많이 있어 왔다. 세월호 이후 그렇게 묵묵히 함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이 젊은 사회복지사는 물음을 던졌다. 우리 대전의 사회복지사들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대전에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하는 깊은 반성과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나는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복지사는 개인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돕고 또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하였기 때문이다. 세상을 도외시하고 멀리하는 개인의 행복은 진정 존재하는 것일까. 동지들과 함께한 늦봄의 산책길의 하늘과 나무와 바람과 수다가 다시금 행복했던 경험으로 다가 온다. 이러한 행복함이 누구에게나 주어지기를 바란다. 요즈음 정부의 메르스 바이러스 대응을 보면서 지난해 4월을 떠올리고 오늘 저녁 안산에 다녀온 젊은 사회복지사가 건네준 ‘remember 0416’ 스티커를 차에 붙이며 다짐한다. 함께 행복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