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이진희(회원, 사회복지사)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매일 매순간 일어나는 요즘이다. 국가기관이 왜 국민을 사찰의 대상으로 여기고 권력의 노예가 되어 비굴하게 살아가는지 평범한 사람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곳은 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많은 국민들이 더 이상 분노는커녕 놀라지도 않는 것 같다. 조사를 한다니 어떻게 결말이 날지에 대해 큰 기대도 하지 않지만 이러한 일들이 나와 무관하다고 외면하고 싶지는 않다. 상황이 이러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거짓이 팽배하고 이처럼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슬픔이가 기억의 구슬을 만지듯이 말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세상을 한 순간에 바꿀 수 없지만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나 자신부터 내가 몸담고 있는 곳부터 돌아보게 된다. 도대체 조직이란 무엇이고 내가 지금껏 일해 왔고 현재도 몸담고 있는 사회복지 현장은 어떠한지. 사회복지현장의 각 기관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일하는 곳이 맞는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곳인지,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는 있는지, 동료들 간에 배려와 책임은 있는지, 그리고 여러 면에서 투명한지..... 우리는 어떤 못된 기관의 모습은 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성하면서 돌아보았다. 최근 사회복지 현장에서 시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실습생들과의 만남이었다. 7월의 사회복지현장은 사회복지 현장실습으로 모든 기관이 활기차게 움직인다. 젊은이들이 기관으로 대거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학 3, 4학년 학생들이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이수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행복하게도 내 새로운 일터로 찾아오는 학생들을 만났고, 한 지역사회복지관에 초대되어 실습생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마주하면서 선배로서 그들이 미래의 일터는 좀 다르기를, 좀 더 의미 있기를, 그리고 그들의 원대한 꿈이 종국에는 현실이 되기를 바랐다. 다른 하나의 만남은 신생 사회복지기관에서의 초대로 만나게 된 사회복지사들이었다. 이 기관은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통합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강의랄 것도 없었지만 나의 이야기 마지막에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기관의 사업 중에 재정도 노력도 적게 드는 작은 단위사업은 무엇인지 한 가지만 말해보라고 했더니 이·미용서비스라고 한다.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복지기관에서 이·미용을 하시는 분을 봉사자로 연결해서 기관에서 머리손질을 받는 것이다. 기관에 와서 장애인분들끼리 사회복지사가 만들어놓은 이·미용서비스를 받으면 장애인 당사자의 자립에 도움이 되고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가? 별것 아닌 나의 질문에 담당자는 눈이 똥그래졌다. 예쁘다. 이제 고민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들이 여느 누구처럼 지역의 미용실에 가는 건 어려운가. 개인과 이웃, 마을을 연결하는 일로의 변화는 어떨까? 작은 것 하나에도 우리의 고민이 깃들여져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존재이유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과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 그리고 사회를 일 선상에 놓고, 나의 시선은 미래를 바라보고, 나의 손과 발은 지금 여기에서 의미 있게 움직여야하는 것이 사회복지 일이다. 함께 바라보는 미래가 있고 함께 움직일 손들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응원하며 함께 작은 변화를 만들자고 손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