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회원사업

김덕진 회원(한국지방정치학회 총무이사) “ 청년이라는 새로운 주체와 실험이라는 새로운 도전”
  • 266

첨부파일

\\취재 및 글 : 조효경(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협동처장) 새봄을 기다리는 2월의 끝자락, 꽃청춘들의 개강준비로 분주한 캠퍼스에서 김덕진 회원을 만났다. 학교식당에서의 인터뷰를 약속했는데, 좀 더 좋은 곳에서 대접하겠다며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으로 초대했다. 익숙한 듯 낯선 캠퍼스 풍경과 저 멀리 유성의 높다란 아파트 숲까지 보이는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점심과 함께 만남이 시작됐다. Q. 현재 하시는 일 등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아내와 함께 열 살, 여섯 살 남매가 있습니다. 초등교육과 육아에 관심이 많은 아빠입니다(웃음). 충남대 정치외교학과에서 학부부터 박사까지 공부하다가 지금은 시간강사로 후배들에게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지방정치학회 총무이사, 충청국제정치학회 섭외이사, 충청정치학회 총무이사 등 학회일도 겸하고 있고요.   무려 3개의 학회의 일을 도맡아 하다시피 하고, 분명 본과 출신이라는 명목으로 학과일로도 정신이 없을 김덕진 회원을 바라보니, 요즘 핫한 서적인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제목이 떠올랐다. Q. 지방대 박사, 시간강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A. 저 같은 3~40대 박사들에게는 두 가지 길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계속 학교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탈할 것인가? 대학의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치학같이 박사학위자들이 과잉되어 있는 학문은 더욱 진로선택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자기 연구는 뒷전으로 밀리고, 정부가 만들어준 연구 과제를 수행해야만 하는 경우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러한 고민에 처해있는 지역의 연구자들을 시민사회단체들이 연구실에서 끄집어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의제에 대한 협력자로서 파트너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면, 학자로서의 뿌듯함도 느낄 것 같습니다.” Q. 그럼 우리 단체가 회원님을 잘 끄집어 낸 것 같은데요(웃음). 우리 단체의 회원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시민사회단체에 평소 관심이 많았지만 그에 비해 활동 욕구는 미비했습니다. 지난해 대전발전연구원을 통해 수행한 「지역사회운동사」 연구를 하면서 지역단체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치사회학’ 강의를 하면서 사례연구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 대한 조사를 학생들에게 팀별과제로 부여하면서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 회원 수, 재정에 많이 놀랬는데요, 특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보조금 없이 회원의 순수한 회비로만 단체를 운영해 간다는 것에 매우 감명 받았습니다.”   수업과제이긴 했지만, 항상 청년의 숨결이 그리웠던 우리 단체에 꽃청춘들이 득실거렸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리 단체 미래에 대한 고민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청년’에 대해 묻고 싶어졌다. Q. 그 수업 때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굉장히 놀랐다고 애기하더라고요. 이런 단체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어요.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러할 진데, 타과 학생들은 어떻겠어요. 이 점에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듯합니다. 학생들 소감은 현장고민을 많이 하게 되어 좋았다는 점과 다음에 또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회원가입은 졸업하면 하겠대요(웃음).” Q. 요즘 우리 단체에서도 청년회원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회원님은 대학에 계시니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요즘 청년들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A. 자신의 꿈을 쫓기 보다는 떠밀려 왔다가 적응을 못하고 전과, 편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신의 꿈, 미래에 대해 불안하기 때문에 지역, 국가를 쳐다볼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이러한 현실에 맞장구치는 대학의 자본화가 문제예요. 경쟁률로 학과의 중요도를 따지는 취업사관학교가 되어버린 대학 현실이 비참합니다. 이런 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합니다. 청년조직과 교차할 필요성이 있어요. 청년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조직들과 소통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늘 고민한 청년회원 문제에 대해 힌트를 주는 김덕진 회원. 청년조직과의 교차! 이런 그에게 시민운동과 우리 단체에 대한 평가도 듣고 싶어졌다. Q. 오늘날 시민사회운동, 그리고 우리 단체에 대한 평가를 부탁합니다? A. 시민사회단체들이 제도의 틀에 갇혀서 투쟁방식이 고정화됐고, 조직 안에서 안주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기피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새로운 양식을 창조할 실험정신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가동할 수 있는 공간과 동력이 필요하고요. 이러한 의견을 내놓으면 활동가들이 시간이 없다는 얘기로 맞받아치지만, 사실 기존의 활동을 유지하는 비용보다 새로운 것을 실험하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비용이 더 적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시민들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안에서 새로운 대안도 제시될 것이고요, 결국 국가체제의 변화까지도 도모할 수 있겠지요.”   질문을 던지자마자 내뱉는 김덕진 회원의 날카로운 지적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직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게 새롭게 활동하게 된 집행위원으로서 이러한 실험을 함께 해주길 바랄 뿐이다. Q. 올해 새롭게 우리 단체 집행위원으로서 활동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각오가 어떤가요(웃음)? A. 앞서 청년문제에 대해 얘기했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에 대학의 청년들과 시민사회단체를 연결시켜주면서 그 과정에서 새로운 폭발력(?)으로 사회운동 의제를 제시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청년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잘 모르더라고요. 대학 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마치 정답을 말한 것 같은 새내기 집행위원의 각오가 우리 단체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그가 바라는 우리단체의 모습은 어떠한지 듣고 싶어졌다. Q. 그렇다면, 회원님의 이러한 야심(?)찬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단체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A. 실험공간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사회단체의 대안제시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고도의 대안 시나리오를 펼칠 수 있는 실험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실험은 때로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조직에는 항상 이러한 실패의 쓰레기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너그럽게 보장해주지 않으면 실험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험을 많이 하자!’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김덕진 회원과의 인터뷰에서 키워드는 바로 ‘청년’과 ‘실험’이었다. 우리 단체의 나이먹어감에 대한 처방전으로 내놓은 것 같은 단어이다. ‘청년’이라는 새로운 주체와 ‘실험’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올 한해 우리단체 회춘프로그램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높다란 스카이라운지에서 새봄의 캠퍼스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