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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이야기 ⑦ 인권이 진보이고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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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사회복지사) 사무실 옆길에 이팝나무 몇 그루가 새하얀 꽃을 가지마다 소복이 담고 있다. 옛날 기근으로 어려운 시기에 잘 익은 쌀밥 같다고 해서 이 꽃(나무)을 이밥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점심시간에 이 길을 걸으며 이 꽃을 자세히 보니 끼니 때여서 그런지 쌀밥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 계절에 만개하는 각양각색의 봄꽃들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는 물론이고 이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의욕과 희망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 좋은 계절에 우리가 몸담은 사회는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  4월 25일 학생인권조례제정과 관련하여 대전시 의회가 주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조직적으로 동원된 어른들의 거칠고 악의적인 욕설과 폭력으로 인하여 아수라장이 되었고 결국 공청회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 시대의 어른들 중 특히 그 어른들은 심각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단지 학생에 대한 편견이 아닌 사회전반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큰 괴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혹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성인과 다르게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인권의 주체이다. 다만 보호차원에서 일정한 제약이 존재 할 뿐이다. 그 물음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이 신장될 것이고 학교생활도 더불어 행복해 질 것이며 학생들이 교사들도 더 존중할 것이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이 조례제정이 교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의 권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어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학생들이 우리들의 자녀들인 학생들이 정녕 어른들의 소유물인가? 그것도 절차를 통해 의견을 내어놓고 타진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묵살하는 어른들을 학생들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런 편견과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마음이 아프다. 물론 이번 사태는 사회적 약자를 인식하는 우리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에 불과할 것이다. 장애인, 노인, 아동, 부모가 없는 아이, 아픈 사람, 미혼부모, 동성애자 등 사회적으로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는 우리들의 자세는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자기결정권은 묵살되어도 좋다든지, 도움을 받기 때문에 자선을 베풀 대상이기 때문에 권리가 없다든지, 차별이 당연하고 권리가 제한되어도 무방하다든지 하는 편견을 거지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공존을 위해 토론하고 소통하여 서로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현장도 사회복지현장과 같이 교사들의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업에 임하고 미래세대로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일, 그리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우리 어른들의 책무 아닌가 싶다. 학생, 청소년의 인권,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그리고 개개인 모두의 인권이 보장될 때 우리사회는 진보할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