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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이야기 ⑨ 분노가 희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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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집행위원장, 사회복지사)      날이 추워졌다. 산과 들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온갖 빛깔의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모두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뒤돌아보는 시기에 느닷없이 거리는 붉은 촛불로 뒤덮였다. 드디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정국을 뒤덮고 어린 아이들로부터 어르신들까지 매일 저녁 시민들이 전국의 거리로 나와 앉았다. 얼마 전 촛불에서 한 분이 ‘70이 넘어서까지 거리에 나와 있다니’ 하시며 한탄을 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지난 호에 나는 ‘사회복지사여 분노하라’고 쓰면서 내가 할머니가 되어 거리에 머리띠를 두르고 나와 앉아있고 싶지 않다고 쓴 기억이 난다. 이제 고통의 시간이 응집되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짓눌리지 않겠다, 불의에 항거하겠다는 목소리들이 모여 전국을 불타오르게 하고 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가 다시 한 번 되새겨지는 요즘이다. 시국이 이러할수록 더욱 더 참여의 정신으로 각자의 자리를 점검해야 한다. 그냥 묻어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 부패하지 않았는지, 불의한 것은 없는지, 민주적 참여와 소통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상식적인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자. 그동안 관습처럼 고착되어 있었던 고질적인 병폐를 없애고 변화를 이루어야겠다. 위부터 아래까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선거철이 다가온다. 크고 작은 단체장들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사회복지계에서도 곧 여러 관련단체들의 장을 뽑는 선거가 있을 것인데,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이러한 선거과정을 간과하거나 그것에 무관심해서도 안 될 것이다. 지난 번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가 남긴 후유증을 지켜보지 않았는가? 이러한 때에 한 사회복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하여 유권자로서 협회장 선거에 참여하자고 올렸다. 최소한의 조건을 제시하고 수용하는 후보를 모으고 후보마다 추가공약을 발표하고 여러 토론회나 동영상 안내들을 통하여 홍보하고 최종후보를 결정하는 안이다. 결국 후보자를 유권자가 만들어내자는 것인데 신선한 움직임이다. 이러한 운동을 대전지역에서도 펼쳐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공약을 최소공약으로 제안하고 싶다. 첫째, 사회복지현장의 다수 여성사회복지사의 근무환경과 복리, 성희롱, 육아, 경력단절 대책 등 여성사회복지사를 위한 정책을 우선하는 것이다. 둘째, 기관내의 수평적 조직구조를 구현하는 것을 정책을 제안한다.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는 직업군이 그 안에서 불평등하고 인권침해가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이용자나 지역주민을 올바로 대할 수 있겠는가. 적어도 민주적 절차와 참여 그리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는 후보자이면 좋겠다. 지난해부터 짧은 글들을 여기에 써왔다. 주로 사회복지사의 이야기 또는 복지현장의 이야기를 써왔다. 몇 편 되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글들을 읽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사회복지사로서 우리의 부정한 사회나 안타까운 복지현장에 대하여 느낀 불편한 심정, 그리고 그에 대한 분노를 토로해 온 것 같다. 그리고 어떠한 것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욱 참담한 마음이었다. 이 소식지가 회원 분들에게 전달될 때가 되면 상황이 많이 변해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분노가 보상을 받으면 좋겠다. 현사태를 초래한 자들에게 낱낱이 책임을 물어 내려올 사람은 내려오고, 처벌을 받을 사람은 받는 상황으로 정리됨으로써 촛불집회도 마무리되고 우리 모두 조용한 연말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