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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주주의학교] 홍기빈의 "이 땅에서 경제란 무엇인가" 녹취록
  • 관리자
  •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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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6일 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있었던 대전민주주의학교 홍기빈 소장의 “이 땅에서 경제란 무엇인가” 강의 녹취록입니다. 열정적이고 유쾌한 강의를 해주신 홍기빈 소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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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홍기빈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릴 주제가 이렇게 큰 강연은 처음해봅니다. 제가 아까 젊어 보인다고 인스치레로 들었는데 올해로, 43세이고 애가 9주가 됐는데 젊은 상황은 아닙니다.

어려운 경제라고해서 그래프 그리거나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동네 아저씨 와가지고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의사전달을 할 적에 제일 전달 속도가 느린 것은 논리나 글입니다. 끝도 없이 읽어야 하잖아요.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소리가 있어서 그냥 넘어가고 합니다. 가장 빠른 의사전달 표현은 마음입니다.

그것은 광속 예를 들어 우리가 집에 딱 들어가서 문을 여는 0.2초 만에 압니다. 엄마, 아빠 싸웠어. 의사전달을 할 적에 마음에 따라 논리가 가는 거지 그 반대로 되면 효율성이 낮습니다. 제 말씀은 마음을 여시고 그냥 편안하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여는 의미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는 저 인간은 경제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길래 경제에 대해 떠들고 하는 것이냐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나이가 지금 43세인데요. 마흔이 될 때까지 통장에 500만원이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고정수입이 있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쪼들리면서 살았던 것 같지도 않아요. 유학 간다고 왔다 갔다 일본, 캐나다, 미국이랑 8년 동안 외국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보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영화, 먹고 싶은 것 비싼 것은 아닙니다만 못살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게 일종의 고개인데 빚을 진적도 없어요. 통장 잔고 0~500만원 사이로 40년 동안 하나의 고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0~500만원 사이에서 40년간 줄다리기를 하면 살아온 생활에서 그리고 그중에서 대단히 많은 시간을 한국에서 지내오면서 경제란 게 어떤 거구나 살면서 느낀 사실을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의 맨 밑바닥에 있습니다.

이 땅에서 경제, 이 땅의 얘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한국 경제가 어떠냐 우리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좀 나중에 하고 경제란 말을 좀 풀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라는 말 영어로 이코노미겠죠. 정해진 정의가 없습니다. 이 말에 대해서 명쾌하게 정의해 놓은 학자도 없고 그 상태에서 지금 60억 인구가 이 말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경제란 말은 정치입니다. 돈벌이란 말이 아닙니다.

한문에서 돈벌이와 관계되는 말은 무엇이라 했냐면 식화라고 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일본 사람들이 서양에 있는 개념을 번역을 할 적에 그 경대제민에서 한글 자씩 따서 경제라고 사용을 한 겁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경제라는 말은 돈벌이라든가 아무상관이 없습니다.

나라 전체의 살림살이를 잘 해가지고 누구든지 삶의 부족함이 없도록 만든다는 대단히 정치적인 겁니다. 그런데 왜 도대체 이코노미라는 말을 일본 사람들이 이렇게 불렀을까요. 이게 이유가 있습니다. 1890년 이전 사람들은 폴리티컬 이코노미컬이란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금 경제라면 돈벌이가 생각나죠.

동이라는 드라마에 청나라에서 밀무역을 해가지고 사기꾼 같은 사람이 하나 묻어 들어 왔습니다. 장사꾼들이 돈을 벌어들이는 일들을 우리는 경제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식화라는 말이 거기에 가 있다는 겁니다. 경제학이 돈 벌이다, 라고 생각하면 쉽죠. 경제라는 말 이코노미라는 역사를 보면 돈벌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제가 책장사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예전에 쓴 책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한다』에서 이코노미라는 말은 집안 살림이에요.

그리스말로 오이쿠스와 노머스란 말이 합쳐진 말로 집안 살림에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말입니다. 최초의 경제학 도서중 하나인 투키리데스 중에 돈벌이 이런 게 안 나오고 하인들을 어떻게 다스릴 것이냐 그 다음에 어느 계절에는 어떤 작물을 뿌리는 것이 유리하냐 이런 잡다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경제란 말은 집안 살림입니다. 영어사전 두꺼운 사전을 펼치시면 굉장히 당혹스러우실 텐데 이코노미의 의미 속에 돈벌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은 아주 최근에 쓰이기 시작한 겁니다. 경제말에 지금 두 가지 뜻이 중첩되어 있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전통적으로 이코노미라는 말뜻은 살림살이입니다.

지금 그리스어 원어에 아주 잘 들어나 있죠. 어떻게 해야 죽을 때까지 노예제도 사회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노예는 노예답게 살다 죽는 것이고 주인은 주인답게 살다 죽는 것인지 라는 인생의 윤리적인 문제 있죠.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의 살림살이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전통적인 이코노미가 가지고 있는 뜻 이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대학교에 가서 경제학원론, 미시경제학 첫 페이지에 경제학의 설명이 나오는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주어진 자원은 희소하다, 그래서 인간은 항상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사이에서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경제다, 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면은 여러분 고스톱 쳐보셨죠? 고스톱에서 똥을 내야 되느냐, 비를 내야 되느냐, 이런 상황이 있죠? 막 머리 굴리죠? 경제학, 미시경제학에서 가르치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최고의 돈벌이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되는데 이게 학교에서 가르치는 경제학이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불과 200년이 채 안됐다는 겁니다. 1934년 이였습니다. 돈벌이와 살림살이가 다르냐를 해명하는 것부터가 재밌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벌이를 못 하면은 살림살이도 못하게 되는 사회가 있습니다. 돈벌이를 못하더라도 살림살이가 몽땅 거덜이 나지 않는 사회도 있습니다. 사회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 2개가 어떻게 다른지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요.

한 몇 달됐습니다. 작년 봄이었네요. 뉴스의 리포터 한분이 지금 중국산 굴비가 영광굴비로 돌변하여 팔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광굴비가 중국산 굴비와 맛, 가격, 생김새도 똑같다고 나와야 하는데 밥 먹다가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해가지고 밥 먹다가 그게 그거 아니야, 저 같은 사람이 밥상에 놓고 먹을 때는 그냥 됐어요. 중국산 굴비 먹어도 되요.

그런데 식당에서 값이 무척 다르죠. 우연 이였어요. 저녁을 먹을 때 뉴스 리포터가 나와서 동대문에 짝퉁 핸드백이 유통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짝퉁 핸드백이 명품이랑 생김새도 똑같고 색깔도 똑같아서 전문가들  조차 구분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문가도 구별을 못하는데 어쩌라고.

중요한건 그래서 감옥을 갔습니다. 사기는 사기입니다. 아까 말한 굴비하고 명품백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면 살림살이 차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살림살이죠. 오늘 기분도 꿀꿀한데 굴비에 소주나 한잔 해야겠다, 그럴 경우에 중국산이나 영광굴비나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돈벌이의 입장은 조금 다르죠. 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 어머니 생신이어서 명품가방 하나 선물해야지 했는데 메이드 인 동대문, 이렇게 쓰여 있으면 분위가 험악해 지죠. 저희 연구소가 홍대 근처에 있어가지고 죽겠습니다. 사무실만 나가면 클럽에 젊은 친구들이 있는데 거기에서 들은 얘긴데 젊은 친구들이 연애를 시작하면 만난 지 100일째 됐을 때, 명품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저 아는 후배의 까마득한 남자 후밴가 300만 원짜리인가 반지를 선물했는데 여자가 그걸 안 받아 깨져버렸데요. 남자가 자살했다고 합니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화가 나셨겠죠. 아니 화가 난 정도가 아니겠죠. 여자를 만났데요. 얘기를 막상 들어보니까 여자가 왜 헤어지자고 했냐고 물어보니까 300만 원짜리 반지를 사주니까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만 만나자 이랬던 거예요. 그러니까 알 수 없죠. 돌아가신 분이 왜 돌아가셨는지는 알 수 없죠.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굉장히 극단적인 경우인데, 하루하루 돈을 쓰는 것을 관찰해 보면 얘들 교육비 1차원적으로만 쓰고 있나요? 값이 비싸니까 뭐가 다르려니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 경제생활을 1차원으로 하는가, 2차원으로 하는가, 혼란함이 있습니다.

사회학을 하는 제 친구가 아주 표준적인 것을 구성해 봤다고 합니다. 한국 남성인데 대학 4년제를 나와서 군대를 갔다가 26살에 정규직으로 대기업에 65세 안 잘리고 이 사람이 얼마를 버냐면 20억 정도라고해요. 거기서 뭐 빼고 하면 1억 8천 정도가 남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는데 제가 지금 말한 이 인생 있잖아요. 요즘 같으면 상등품 신랑감입니다. 축복받은 인생의 하나입니다. 적어도 제가 만나본 바로는 중류층 이상이라고 하면은 대충 그 말을 믿어요. 그러면은 인구의 80%는 노후를 어떻게 보냅니까? 우리 아버지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여기서 몇 걸음만 더 나가 봅시다. 여러분 기억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일류 역사상 사람이 직업 안정성이 있었던 때가 언제입니까? 인간이 하고 있는 산업 중에서 리스크가 가장 큰 게 농업입니다. 예측이 가능합니까? 대책이 있습니까? 대책 있습니다. 기후제(청중 웃음).

지금 직업안정성이 제로고 그게 여러분이 인간적인 살림살이를 면제시켜주는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때는 대기업 월급이 얼마였는지 아십니까? 우리 때 대기업은 그냥 월급쟁이였어요. 직업안정성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인류 역사상 직업안정정이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청년 실업의 문제 등등 많은 문제들이 많이 나오는데. 50대 분들이 말하는 게 자기들이 돈을 버는 시한이 거의 끝이 왔는데 내가 종착점에 왔다는 확신이 안 든답니다. 우리나라 50대들이 하는 말이 애들 아직도 대학 다니고, 유학 다니기 때문에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가 없고, 내 몸에 병이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돈 벌 시한은 줄어들고, 그래서 노무현도 밉고 좌파도 밉답니다.

우리가 살림살이 측면에서 교육을 봤을 때, 애가 70~80년 인생을 봤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힘으로 인간답게 인생다운 인생을 누릴 수 있는 지적, 육체적 능력을 함양하는 게 교육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교육이 남들보다 더 좋은 졸업장 갖고 싶다 이겁니다.

4천만 전체에게 살림 차원에서의 훌륭한 교육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류대 졸업장을 4천만에게 줄 수 있습니까? 그건 말이 안 되죠. 4천만이 다 가지면 그게 무슨 일류대예요? 그쵸?

결혼시장이 가장 활성화 된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딜러가 있어야 합니다. 딜러가 하는 역할은 정확한 가격을 측정하는 겁니다. 요즘 대학에 가서 취미를 물으니까 주식투자래요. 그리고 강남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미술사 세미나 붐이 불었는데 우리나라 강남 아주머니들께서 교양을 쌓으시려나 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라 미술품경매가 좋은 사업으로 뜬 겁니다. 좋은 사업은 끝이 없습니다.

두 번째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살림살이와 돈벌이가 뒤섞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는 겁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비극이 좀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맥락에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나라의 역사입니다. 직설적으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왜 여기 모여 살고 있습니까? 대한민국이라는 정체성은 뭡니까? 혹시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나는 대한민국 국민 아니에요. 탈퇴할 거예요. 여기 살면서 그런 이야기 하지 마십시오.

자기 머리카락을 잡아 당겨서 지구를 떠나겠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일단은 이민을 가시고 국적을 바꾸시라는 얘기예요. 여기서 살고 있는 동안은 다 같이 고민을 하자는 겁니다. ‘저는 탈퇴했어요.’ 이런 대답 말고요. 우리는 왜 여기 모여서 살고 있을까요.

프랑스의 경우에는 헌법에 아마 이렇게 되어 있을 겁니다. 국민의 정의가 프랑스 이념에 동의하는 동지들입니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해의 동의한다면 이슬람교든 흑인이든 간에 프랑스 공화국의 동지요. 시민이라고 알고 있어요. 프랑스 나름대로 정의를 한 겁니다.

우리가 왜 여기에 왜 모여 살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많이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강연회에 나갔더니 걸작의 대답이 하나 나왔습니다. 돈을 벌고 싶은데 영어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저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옛날에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 했더니 플라톤이 털이 없으며 두발로 걷는 짐승이다, 라고 했더니 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이 닭을 잡아서 털을 다 뽑아서 이게 사람이다, 이런 적이 있데요.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사람 생각은 잘 나가고 싶은데 영어가 안 되서 어쩔 수 없는 사람들 이 한반도에 살고 있다, 물론 아무도 정답으로 받아들이려면 용납이 안 됩니다만 뭔가 좀 찔리죠.

그래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건국 후부터 여기 우리가 모여 산다는 것을 어떻게 규정했냐를 알아보면 분단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분단의 명분이 뭐였습니까? 분단의 명분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 공산주의자들의 손아귀에서 나라를 지켜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2천만 조선인들 중에 공산이 뭔지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됐을까요? 모릅니다. 6.25 전쟁 겪고 빨갱이가 뭐다 알게 됐습니다만 제가 말하는 것은 1945년, 1947년 이 시점에서 말하는 겁니다. 그 때 2천만명중에 공산주의 이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만세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됐을까요. 인구의 5%도 안 됐을 것 같아요.

해방 직후 고등학교 졸업자가 8만 명이 안됐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어떤 나라 이념을 가지고 우리는 공산 혁명의 위해서 북쪽 평양 근처에 모일거야 해서 막 그 나라를 위해 뛰겠습니까? 그러면 우리는 공산주의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질 거야 해서 서울 근처에 모여서 뛰겠습니까? 그런 건 아니죠. 어쩌다 보니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뉘어서 나라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 다음이 황당한 겁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 들어보셨죠? 이게 노래 가사인거 아세요? 억울하면 출세를 해라, 출세를 해라, 이 노래가 50년대에 유행했던 노래입니다. 근데 이 노래하고 〈자유부인〉이라는 영화가 50년대를 아주 잘 반영합니다. 빨갱이로 몰려 박살나고 도덕, 윤리 어쩌지 말고 출세를 하자, 개판 같은 세상이니까 출세나 하자, 50년대를 풍자하는 지표입니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막가는 민족이 아니기 때문에 정신적 기백이 있죠. 4.19혁명도 있었고, 그것에 대한 강력한 반동 이였다고 할 수 있어요. 패배주의적인 사상을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박정희가 들어왔는데, 박정희가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했습니까? 경제 발전 얘기 나왔습니다. 똑같은 시기 1960년대에 일본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합니다. 그때 일본의 국가 목표는 무엇이냐면 미국과의 협력하여서 동아시아를 지배하는 제국주의 국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사람들 몇 백만 명이 모여서 데모를 해서 박살이 납니다. 국민 소득을 2배로 만들어주겠다, 비슷한 시점에 박정희가 돈 벌어 잘 살아 보세 노래가 나옵니다. 아마 인류 역사상 그렇게 단순한 가사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7,80년대까지 계승이 되는데, 제가 갑자기 정치적 얘기를 하냐면 이거를 제대로 지키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림살이로서 경제를 잘하려면 우선 무슨 질문의 대답을 해야 되냐면요. 좋은 살림이란 대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살림살이로서의 경제를 잘하려면 나의 좋은 삶이란 뭐냐는 명쾌한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인생이 뭐냐는 인생관이 있어야 해요. 우리 애가 딴 건 몰라도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는 애로는 안 키우겠다, 이런 인생관을 가지면 그 사람의 좋은 삶이 뭔지 답이 나오겠죠. 노후 생활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문제에 2차원에서 답을 한다면 5억, 강연을 가서 어떤 학생이 노후 연금을 시작을 했다는 게 너무 웃긴 거예요.

왜 그랬냐니까 복리 계산을 하는 거예요. 좋은 노후 삶을 어떻게 생각 하냐니까, 몸 아프면 병원가고, 좋은 휴양지도 다니고 좋은 공연도 다니고 뭐 이런 거래요. 가만히 얘기를 들어보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쭉 읽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학생에게 질문을 했어요. 학생, 만약에 다음 달에 암에 걸릴지 모른다면 놀러 가고 싶을 것 같냐고?

어?.. 이러더라고요. 다리 관절이 아픈데, 비행기 타고 어디 놀러가고 싶냐고? 몇 십 년 길러 놓은 자식이 부모를 배반하고 도망간 상태라도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싶을 것 같냐고? 노후라는 게 그래요. 인생 전체에 끝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정리 하냐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가고 농사를 지을 것이냐 이것도 한 방법이 되겠고, 서울에서 계속 살아야 할 경우에는 이런 경우도 있잖아요. 5억 가지고 계속 까먹기만 할 것이냐 조금이라도 수입을 올려야 할 것이냐 만약에 후자라고 한다면, 한 50세부터 스킬을 익혀놔야 하잖아요.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살림살이를 잘하려면 좋은 삶이 뭐라는 명쾌한 대답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을 했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제학 얘기는 니코마코스윤리학과 관련이 됩니다. 정치학에서는 좋은 삶이라는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죠. 이게 여기서는 답을 가지고 자신하시는 분 계십니까. 귀를 만지시는 분은 계시는데 이 문제 정말 어렵습니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해법으로 제시한 게 있습니다. 인생에 딜레마가 있는데 인생을 잘 살려면 좋은 삶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살아봐야 안다는 거예요. 괴롭죠. 아리스토텔레스는 모여서 토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에게 인생의 경험이 제약이 되어있으니까, 다른 인생 경험을 한 사람들과 모여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모인 사람을 폴리스라고 부릅니다.

다시 대한민국 얘기로 돌아올게요. 나라가 해야 하는 기능으로 도둑놈도 막아야겠고, 외국군도 막아야 하고 등등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나라가 해결해 줘야하는 것이 뭐냐면 좋은 삶이 무엇이냐는 것에 최소한의 답은 만들어 줘야 합니다. 굉장히 예민한 부분입니다.

플라톤 같은 사람은 뭐라고 하냐면 좋은 삶이란 것은 화끈하게 묶어서 정리를 했습니다. “최소한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고 토론하면서 공유할 수 있”도록 나라가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얘기가 오고 간적이 대한민국에서 있냐는 겁니다.

학살과 전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결과고 지난 60년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가 왜 살아야 하냐는 것은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입니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 살다보면 사람들이 개개인들은 좋은 삶이 뭐다, 라고 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며 만들기는 힘듭니다.

각자 알아서 시장에서 돈 벌어서 살아라, 가 이념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런데 이러면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요. 도대체 돈 벌이에 경계성이 어디까지 입니까? 어디까지가 경계선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없는 것 같아요. 4대강이라는 사건이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우리 대통령께서 그러셨다는데, 지리산의 노고단 아시죠. 지리산 종주할 때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노고단 올라가면 정신 하나 없습니다. 우리 대통령께서 체력도 좋으십니다. 노고단에 올라가서 처음 하신 말씀이 아직 개발이 덜 됐다, 라고 하셨대요. 실화입니다.

그렇게 했다고 해요. 굉장히 무서운 얘기죠. 제가 드리는 말씀은 돈벌이라는 시장 경제라고 하는 것이 없는 나라는 없죠. 어디에나 사람들이 돈에 관심이 있고 돈 벌이 하려고 뛰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경계선 없이 밀고 오는 것에 대해 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한 번도 우리 4천만이 모여서 좋은 삶이 무엇이냐는 거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를 안 했었다는 겁니다. 그게 뭐로 남았냐는 거냐면, 우리 애가 NGO에 관심 있다, 참여연대에 관심 있다고 하면은 부모님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공부나 하라고 하잖아요. 뭐냐면 니 집안과 니 파벌을 살찌우는 짓 외에는 멍청한 짓이다, 라는 거예요. 이게 대한민국에서 분별 있는 사람들의 상식이 되어버렸잖아요.

이걸 다른 말로 하면 신자본주의의 공공성의 파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미국, 영국 사방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제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이렇게까지 심하게 돈 벌이 영역이 모든 영역을 치고 들어 온 나라는 못 봤습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어느 나라든지 외국여행을 갔을 적에 대학가 근처에 가보세요. 대학가 문화라고 하는 것은 서브 컬쳐라고 중심에 금융가가 있잖아요. 기차역이 있고 성당이 있고 광장이 있고 두 블록 정도 뒤로 가면 금융가입니다. 금융가에는 명품과 비싼 가게가 있고 세 블럭 정도 가면 멋있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도시 문화입니다. 대학가를 가면 이러한 문화와 다른 문화가 있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대학생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이라든가 문화적인 특유의 독특한 것이 있기 때문에 명품가의 문화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있어요. 그래서 대학근처의 서브 컬쳐는 항상 음식 값이 싸고, 종류는 다양하고 옷도 싸고, 뭔가 후질근하지만 귀여워 보여요. 그래서 우리가 외국 여행을 가면 도심도 가고, 도심 근처의 대학가 근처에 가서 옷가게도 보고 그러잖아요.

여러분 서울에서 대학가 근처에 가면 그런 느낌이 드십니까. 지금 이 나라에서 서브 컬쳐라는 것이 소멸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외국 지나가시다 눈여겨보시면 우리나라가 심하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좋은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4천만이 한번이라도 터놓고 말한 적이 있냐는 겁니다. 그리운 노무현, 김대중 정권 시절에 우리가 그 얘기 했었나요.

우리 민주정권이 붕괴하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경제라는 문제에 대해서 4천만의 좋은 삶에 대해서 토론하진 않았었어요. 시장 경제, 국민 소득 2만불이라는 굉장히 돈벌이 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야기 했지 이렇게 이야기 하진 않았다는 겁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가서 세계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오늘 강연 주제와 시간에 맞춰 길게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아주 짤막하게 결론만 말씀 드리면요. 우리가 알던 신자유주의는 끝났습니다. 끝나서 좋은 세상이 온다던가 기타 등등 이런 건 아닙니다.

더 흉직한 세상이 올 수 도 있습니다. 왜 끝났다고 말씀 드리냐면 신자유주의에 연결되어 있는 단어들이 참 많죠. 이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은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신자유주주라는 게 나타난 지가 30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전지구로 확산 된 것은 채 20년도 안됐습니다.

노아의 방주처럼 영원히 계속 되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경제 금융 위기가 났잖아요. 그 다음부터 경제 신문 이런 것을 보면 세계 경제가 좋아진답니다. 망했다고 합니다. 이랬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냉온탕, 이러고 있는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확실하지 않은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 역사 속에 금융위기가 한두 번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오래됐습니다. 최초의 금융위기는 아마 1600 몇 년에 시작해서 항상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재정위기, 국가들이 돈 많이 빚지고 이런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초의 국가 파탄 사태는 1588년에 스페인에서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둘 다 위기 자체로만 놓고 보면 특이한 현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가 동시에 터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보통 금융위기가 터지면 재정으로 땜을 하고 재정이 터지면 금융으로 땜을 합니다. 양쪽이 완전히 거덜이 나는 사태는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한 두 나라가 재정 위기가 들어간 게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가 몽땅 재정 위기라는 사태도 흔치 않습니다. 1차, 2차 대전 후에 일어났었죠. 두 번 다 미국 돈으로 매 꿨습니다. 요즘 국가 신용도 상태를 비교해 놓은 목록에 서열을 보면 신자유주의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나라들이 여기 있습니다.

참 이상하죠. 하여튼 재정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는 상태고 나라들이 재정이 거덜이 나는 상태인데 이것을 꿔줄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는 겁니다.

금융위기, 재정위기가 크게 일어났다면 처리하는 절차가 있는데, 이번에는 예측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대부분 공상과학같은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대로 하다가 대규모 일이 났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겁니다.

금융 자율화, 시장에 맡기자, 그런 이야기 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게 현재의 상태이고 지난 30년 동안 해오던 방식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 정부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신문 보시면 아실 겁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지금 해야 될 게 뭐냐, 라는 겁니다. 경제라는 문제에 있어서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신자유주의 사상 중에 하나가 어마어마한 그래프와 수식에 오로지 인간 사회에서는 이것밖에 없다는 논리를 가지 왔는데요. 사실상 그 논리는 무너졌습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었는데 원래 누가 받을 차례였냐면 서로 잘 아는 대학교수들 끼리 모아서 뽑아주는 그런 건데요. 요번에 원래 시카고 대학의 누구 순서였습니다. 그 사람이 원래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이거든요. 시카고 대학 그 사람이 승률이 가장 높았다고 해요.

그런데 발표되고 보니 경제학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여자 분이 시상을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시카고 대학 그 사람에게 노벨상을 줬다가는 완전히 자기 얼굴에 먹칠이 될 위험이 있다는 건데요.

지금 돈 벌이 대한민국에 모여 사는 우리가 돈은 벌고 싶은데 영어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우리를 지배했었던 사고방식 있잖아요. 그런 거하고 조금 다른 나라를 상상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경제 패러다임 전체로 봤을 때도 신자유주주의 패러다임은 전세계 경제에 통용되는 때가 아닙니다.

돈벌이가 아니면 중요한 게 뭐냐 우리의 좋은 삶이 뭐냐는 게 더 중요하고 항상 붙어 있는 문제지만 함께 모여서 사는 좋은 삶이 뭐냐는 나라에 논의하고 거기에서부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물품이 얼마큼 필요하고 어떤 학교가 얼마큼 필요하고 어떤 도로가 어디에 얼마큼 있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패러다임을 바꿔서 인간의 좋은 삶이란 뭐냐, 라는 것에서 출발해서, 좋은 경제라는 게 뭐냐에서, 좋은 경제 패러다임까지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여러분이 황당하실 수 있을 테니까 시급한 문제 몇 가지만 토의해 봅시다.

여러분 무상급식 문제 있잖아요. 그게 사실은 이뤄내면 기묘한 다리 하나를 넘는 겁니다. 완전히 평행선입니다. 한쪽에서는 왜 공짜로 주냐, 기본적으로 주냐, 그 돈 누가 대줄 것이냐, 다른 쪽에서는 애들 밥 주는게 돈 문제냐, 교육의 문제지, 그리고 큰 돈 드는 것도 아니다, 돈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이 문제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보세요.

이게 애들한테 점심밥을 먹이는 것은 부잣집 애들이건 가난한 집의 애들이건 우리 애들의 문제다, 이런 사고방식이 밑에 깔려 있는 거잖아요. 이런 문제를 사소해 보이는 것 아래에도 굉장히 근본적인 경제 철학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거창하게 뭘 바꾼다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쟁점들의 힘을 결합해서 이런 철학이 있다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문에 운동단체든 연구단체든 NGO든 계속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좀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고 이런 경제 철학을 전파해 주십시오. 제 얘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