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개발공약으로 가득찬 대전시의 대선공약 발굴과제 

- 9월 2일 허태정 대전시장 대선공약 발굴과제 브리핑에 부쳐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은 지난 9월 2일 대선공약 발굴과제 기자브리핑을 통해 각 후보에게 제안할 3개 분야 16개 사업을 발표했다. 1차로 16개 공약을 발표하면서 과학분야, 초광역분야, 대전특화분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발표한 대선공약 과제를 주요 후보자가 채택하도록 민·관·정 간 협력체계를 총 동원할 것 이라고 밝히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대전시의 대선공약 발굴과제 제안은 고속도로 건설, 철도 지하화, 단지 조성사업, 연수원 건립 등 개발공약에 치중되어 있고, 과학수도 지정 등 상징적인 수준에 멈춰 있다.  대선후보 경선으로 온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공약제안으로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매년 선거때마다 나오는 개발공약들을 기억하고 있다. 거대하고 그럴싸해보이는 센터 신축, 단지 조성, 도로 신설 등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동시에 개발공약의 허무함도 기억하고 있다. 거대 스포츠 경기장은 원주민을 내몰리게 하기도 하고, 난개발로 인한 지가 상승은 소유주들에게는 이득이지만  세입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선거기간동안 말로만 떠돌다가 사라지는 공약들이 또 얼마나 많이 있는가. 지역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라는 국면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제안할 수 있는 공약과제도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고민보다는 쉬운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본인이 당선된 선거에서부터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가치와 더욱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민선 7기 대전광역시의 공식 시정 방향은 혁신과 포용, 소통과 참여, 공정과 신뢰다. 이번 발표에서 혁신과 포용, 소통과 참여, 공정과 신뢰의 가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공약과제 발굴을 시작했다.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민들과 소통과 참여의 가치로 공약과제를 고민했는가? 시민이 정치와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소통과 참여를 확대하는 공약,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공약, 코로나 19로 어려운 소상공인과 비정규직을 위한 공약,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게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공약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가?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번 대선공약과제를 발표하면서 추후에 추가 과제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대전광역시가 제안하는 대선공약과제들이 개발공약들로 가득차 있을것을 걱정하는 것이 기우이길 바란다. 후속 대선공약과제를 발굴함에 있어 시민의 참여와 발표될 공약과제에 더 다양한 시민의 삶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기를 기대한다.

2021년 9월 7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