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부활한 밀실정치, 후퇴한 대전광역시의회 

대전광역시의회는 지난 2021년 7월 7일 운영위원회에서 [대전광역시의회 시민의견 수렴 조례안]을 무기명 투표를 통해 부결시켰다. 참석위원 8명중 찬성 2명, 반대 5명, 기권 1명이었다.  위 조례안은 대전광역시의회 활동을 함에 있어서 여론조사 등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을 정하고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시의회 활동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하는 목적이 있다.

오광영 의원 외 13명이 조례안을 발의 했으나, 부결 시킨 당일 4명의 의원은 발의를 철회했다. 당시 운영위원회에서 이종호 의원은 조례안 심사를 위해 무기명 투표를 제안 했고, 위원장인 윤종명 의원은 무기명 투표의 취지, 무기명 투표에 대한 찬,반 그 어느것도 논의하지 않고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찾을 수 없는 이유와 무기명 투표로 부결시킨 대전광역시의회의 의정활동은 치졸하기만 하다.

이번 조례안 무기명 부결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사전 간담회를 통해 표결방법을 미리 합의했다는 점, 시의회에서 무기명 표결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무기명 표결을 강행한 점, 무기명 표결을 하기로 한 이유, 이렇게 세가지다. 

첫째, 대전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사전 감담회를 통해 표결방법을 무기명으로 결정한 의혹이 있다. 7월 7일 열린 제259회 1차 운영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윤종명 위원장은 무기명투표의 방법을 설명하면서 “표결방법은 간담회에서 위원님들께서 무기명 투표로 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주셨기 때문에” 라고 발언했다. 이전에 특정 간담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합의하고 위원장이 공식적인 회의에서 정당한 절차없이 무기명 투표를 강했했다면 그것 이야말로 밀실정치고 야합이다.  

둘째, 조례안에 대한 찬반 표결이 무기명으로 결정되는 과정상의 문제다. 안건에 대한 찬반토론 없이 바로 무기명 투표가 제안되었고, 위원장은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였으며 다른 의원들은 침묵했다. 이에 공개 투표가 원칙이며 특수한 경우에는 의원들 다수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기에 [무기명 투표에 부치는 것에 대한 시의원들의 공개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되지만  윤종명 위원장은 표결처리를 확정하고 무기명 투표방법을 제안하면서  간담회를 언급하고 “표결방법에 다른 의견 있으신 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한다. 오광영 의원은 반대 의사를 표하고 말하려 했지만 무시당했다. 

셋째, 시민들에게 감시받고 평가받는 것을 거부하는 태도가 문제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 감시하는 옴부즈맨 제도를 신설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2020년 10월에 대전시의회에서 발간된 의정혁신추진단의 지방의회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점혁신과제중 두번째가 ‘소통하는 의회’고 그 세부내용으로 의회전문 옴부즈만 제도와 시민패널 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조례안의 발의일은 3월 5일이다. 따라서 이번에 제출된 시민의견수렴 조례안은 갑자기 튀어나온 당혹스러운 안건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의정혁신추진단에서 제안한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시민들이 시의원들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것을 의원들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즉, 무기명 표결을 통한 부결은 대전광역시의회가 스스로 선정한 과제를 스스로 제출하고 스스로 부결시킨 것이다. 북치고 장구치고 꽹과리까지 치는 셈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토론을 통한 합의다. 토론을 통해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표결을 통해 결정한다. 이런 기본 원칙들을 무시한 채 시민들은 조례안의 부결 이유도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이유도 알 수 없도록 회의가 진행됐다. 후퇴한 정치 행태를 대전광역시의회는 보여줬다.  

우리는 대전광역시의회에 요구한다.

1_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윤종명 의원은 사전 간담회 논의 내용을 공개하라. 

2_ 대전광역시의회는 무기명 표결에 관한 근거와 절차를 공개하라.

3_ 운영위원회 위원들은 ‘대전광역시의회 옴부즈맨’ 제도에 대한 의견을 밝혀라. 

2021년 9월 16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