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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나간 출산장려정책, 철지난 만남의 장
대전 서구청 공공기관 소속 미혼남녀 만남의 장 ‘심통방통’ 사업에 부쳐 -
대전광역시 서구청은 11월 13일 공공기관 소속 미혼남녀 만남의 장 [심통방통 내짝을 찾아라] 행사를 개최한다. 대전ㆍ세종ㆍ충청지역 소재 공무원 및 공공기관 근무자 중 만 26세에서 만 38세의 미혼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시대착오적 관점으로 점철되어 있다.
대전광역시 서구청은 공공기관 소속 미혼남녀 만남 사업을 만혼 예방과 출생율 재고를 위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저출생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생의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직장 문화, 미흡한 보육인프라 등 다양한 문제에서 기인한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위원회도 2020년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지난 3차 기본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성평등 육아’, ‘성평등 교육’, ‘채용 성차별 해소’ 에 추가하여 ‘여성의 고용 성평등권’을 추가했다. 일자리, 주거, 보육, 복지 등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이에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은 사회 구조를 개선해야하는 일이지 미팅사업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공공기관 소속 미혼남녀 만남의 장 사업은 다양한 가족형태를 고려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가족형태가 등장하고 결혼에 대한 시대적 인식도 변화했다. 그러나 서구청의 이번 사업의 인식에는 남녀의 결혼을 통한 출산만이 ‘정상가족’이라는 인식 속에 있다. 공공기관이 해야할 일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 구성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이 사업의 참여조건도 차별적이다. 지자체가 나서서 공공기관 내 만남을 주선하는 것은 특정 계층의 특권화를 조성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만26세에서 만38세의 기준은 무엇인가? 공공기관이 결혼정보 회사인가? 이번 사업의 신청서를 보면 사진, 직장명, 부서/직위, 취미, 특기 자기소개, 좋아하는 이상형 등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
공공기관 미혼남녀 만남 사업은 이미 여러번 사회적 비판을 받은 이력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광주광역시에서는 2021년 4월에 공공기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두근두근 하트 줌(ZOOM)’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시의회와 시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보류했다.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추진되는 정책들을 지자체나 자치구가 아무 고민없이 따라하기를 반복하는 문제와 이처럼 사회적 비판을 받은 사업에 대해 어떠한 재고도 없이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에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서구청은 이번 사업이 행정기관이 시행해야할 정책인지 진지하게 검토하여, 즉각 사업을 철회하라.
2021년 10월 28일
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민회,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대전평화여성회, 실천여성회'판', 여성인권티움, 풀뿌리여성'마을숲')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