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자기부정을 우려한다.
-이장우 대전시장 첫 확대간부회의 발언에 부쳐
지난 7월 5일 이장우 대전시장은 임기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6월 한 달, 인수위가 대시민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은 것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이장우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민관거버넌스의 폐기’를 언급했다. 지방행정의 논의 파트너에서 시민을 배제하려는 이런 시도는 명백히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시장은 초법적 권력이 있는 자리가 아니며 대전시민이 일시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위정자다. 법과 조례에 근거한 위원회 부터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는 다양한 민관거버넌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가는 지점이다. 시민의 직접참여를 늘리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 실행방안 역시 같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이번 발언에서 그러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2.39%p의 적은 격차로 당선된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소통과 조정의 리더십’이다. 시장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반대하는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단언은, 지난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과 이장우 시장을 선택하지 않은 모든 시민을 적으로 돌리고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더 나은 대전시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정책비판과 감시, 대안을 모색해왔던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을 왜곡하고 일방적인 편가르기를 통해 ‘시민사회를 부정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소통과 조정의 리더십이라고는 더더욱 보기 어렵다.
당장 이장우 시장이 준비해야 할 10월 UCLG 총회만 봐도 메인의제는 ‘시민사회 협력’ 이다. 여기에 분권화와 지방민주주의, 성평등, 이주민 차별 금지, 사회적 포용과 인권 등을 세부과제로 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지역 주민과 대안제시와 견제감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어떻게 협치를 해 나갈것인지 고민하는 자리다. 그런 행사의 주최도시인 대전의 신임 시장이 시민과 함께해 온 민관거버넌스를 부정하는 모습으로 일관한다면 세계 지방전부들이 그 모습을 보게 될 것이고 대전의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일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013년 새누리당 대전시당 위원장 시절 배재대 자치여론연구소가 주관하는 제4기 미래정치아카데미에서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현장에서 차별이 없는 나라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역사는 승자의 역사로 선거에서 지고 나면 그동안 잘했던 것도 후임자에 의해 훼손된다"며 "나중에 다시 자치단체장을 하게 되면 절대 전임자가 한 일을 훼손하지 않겠다. 내가 승자가 됐을 때 패한 사람의 일을 마무리하고 칭찬할 줄 아는 것이 승자의 정치문화"라고 발언했다.
이장우 시장의 임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위의 발언을 잊지 않았길 바란다. 또 한 달 전 6월 7일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 점령군이 아닌 소통과 협력을 강조한 것을 떠올리기 바란다. 정치의 승패는 선거의 당선이 아니라, 어떤 태도로 어떤 지역사회를 만들었느냐로 평가될 것이다.
2022년 7월 7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