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대전시는 환경피해 가중하고 주민건강 위협하는
골프장 건설계획 당장 취소하라
금고동에 사람과 야생동물이 살 수 있도록 환경개선부터 나서라
지난 26일, 이장우 대전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유성구 금고동 일원에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환경시설 밀집 지역 발전방안의 핵심사업인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1500억원을 우선 투자하겠다”며 18홀+α(9홀) 규모의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을 우선 건설하고, 매립이 종료되는 제1 매립장의 활용 가능 시기에 맞춰 주민 생활체육시설,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대전시가 지자체 중심의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 조성을 선도해 (중략) 대전 북부권의 도시 경쟁력 강화와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전시의 골프장 계획은 한마디로 무책임한 계획이다.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녹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가뭄으로 전국이 난리인 이 시기에, 잔디 관리한다며 물을 계속 대야하는 골프장 건설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친환경 골프장이라 하지만 전국적인 추세로만 봐도 골프장 농약 사용은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토양 지하수 정보시스템에서 공개하는 골프장 농약 정보를 살펴보면 2010년엔 골프장 396곳(35,900ha)에서 115.8톤의 농약을 사용했는데 2020년엔 541곳(50,500ha)에서 202.1톤을 사용했다. 10년 동안 골프장이 37% 증가하는 사이 농약사용은 75%나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농약의 종류도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 등 286가지나 된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만 전체 골프장의 90%인 487개 골프장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었다. 하지만 국내엔 골프장 잔류농약 위험성에 대한 기준치 조차 없다.
게다가 제1매립장과 하수처리장 이전 지역 인근은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매년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만약 여기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제2매립장까지 완공된다면 주민들은 악취 뿐 아니라 골프장 유지를 위해 뿌리는 농약이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것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골프장이 ‘북부권 도시 이미지 개선’은 커녕 안그래도 최근 한국타이어 화재를 비롯해 여러 환경피해를 겪고 있는 북부권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며 안그래도 환경문제로 걱정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농약으로 인한 환경 피해까지 감수하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대전시는 이미 매립장 등 환경시설 등으로 고통받아온 북부지역 주민들의 삶을 더 이상 천박한 경제성장 논리로 희롱하지 말라.
대전광역시는 지난 18일 한국메니페스토본부에서 발표한 광역지방자치단체 공약이행 평가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장우 시장의 공약재정은 지난 민선7기 공약재정에 비해 13배에 달하는 55조에 달한다. 거창한 공약에 비해 재정계획은 한없이 부실한데, 이번에는 1500억원을 투자해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현실성도 없을 뿐더러 무책임한 태도다. 특히 이장우 시장은 골프장 조성과 운영은 민간 투자사업으로 하지 않고 시 산하기관에서 직접 할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못했다. 치솟는 공공요금과 물가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골프의 대중화가 아니라 위기를 대비하고 시민의 삶을 챙기는 일이다.
오는 4월 29일은 세계 골프 없는 날이다. 골프장 건설로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해 지난 1992년 11월 태국 푸켓에서 열린 ‘21세기를 위한 민중의 행동, 제3세계 관광포럼’에서 제안되었고 1993년부터 매년 4월 29일을 노 골프 데이(No Golf Day)로 기념해 왔다. 이런 세계적 추세에 반한 대전시의 골프장 건설 계획은 철학도, 가치도 없이 개발사업에 매진하는 대전시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전시는 주민들에게 환경피해를 가중시키고 현실성도 없는 골프장 건설계획 당장 취소하라. 매립장으로 사람이 살 수 없고, 야생동물마저 쫓겨난 금고동을 사람과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곳으로 정화하고 환경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대전시가 해야 할 일이다. 지역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보상코자 한다면 보상이니, 지역발전이니 운운할 것이 아니라 원래 주민들이 농사짓고 평화롭게 살던 땅으로 회복시키는 것부터 나서야 한다.
2023년 4월 27일
대전충남녹색연합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