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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0시축제를 비롯한 대전시 축제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
다가오는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2023 대전 0시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0시축제는 애초 이장우 시장의 공약이었다. 예산도 무려 29억원이나 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월 19일 ‘2023 대전 0시축제' 행사운영 대행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이장우 시장은 대전 0시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일회용품 저감 등 ‘친환경’ 축제 진행에 대한 대전시의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아 매우 우려된다.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2015년 채택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는 ‘기후변화 대응'이 들어가 있고, 지난해 채택된 UCLG 대전선언에도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세계 지방정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50톤의 쓰레기 배출이 확인되는 등 축제로 인한 쓰레기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 또한 지난 0시 뮤직페스티벌 당시 우산 거리 조성에 따른 우산 남용, 분리수거 없는 쓰레기 배출 등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축제 기획 및 실행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
6월 12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시 관광진흥과에 향후 진행될 0시축제의 일회용품 저감, 다회용기 사용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6월 19일 대전시 관광진흥과는 “야외 먹거리 판매 부스 운영을 최소화하고,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권장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권장' 사항으로, 제도적 장치 등 구체적 계획이 없으면 그저 말뿐이며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답변에서 이야기하는 “지역 상인들의 자발적인 동참 유도”가 실제 친환경 축제 운영으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이에 대한 구체적 예산도 책정되어 있지 않다. 이를 통해 친환경 축제에 대한 대전시의 의지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대전시는 0시축제를 친환경 축제로 기획,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전광역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 제6조(1회용품 사용제한) 1항을 보면, “공공기관의 장은 공공기관이 주최・주관하는 행사 또는 회의에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대전광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제2조(시장의 책무) 3항에는 “시장은 대전광역시가 시행 주체가 되는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난 4월 이장우 시장은 일상생활 속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을 약속하는 ‘1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챌린지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언급했지만, 공약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0시축제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대전시 관광진흥과의 답변대로 “첫 행사 개최에 따른 축제 운영을 위한 준비사항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다른 지자체 사례를 참고했으면 된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강릉커피축제는 아예 ‘일회용품 전면 사용 금지'를 내세워 쓰레기 배출을 예년의 10분의 1로 줄였다. 참가자들은 각자 텀블러 혹은 머그잔을 준비해 오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참가자는 주최 측이 마련한 다회용 컵을 빌려 활용했다. 지난 5월 진행된 수원연극축제도 ‘축제도 기후위기 등 생태 문제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반성을 담아 친환경 축제로 진행되었다. 축제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축제 홍보 안내판은 폐목재를 재활용했다. 그 결과 2019년에 비해 쓰레기를 11,500L 줄였다. 이러한 다양한 사례를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봤을 때, 대전시의 “친환경 축제 문화를 정착하겠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이다.
대전시는 2022년 5월 ‘대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약 36.6%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가 목표로만 남지 않으려면, 대전시는 현재 추진 중인 0시축제부터 친환경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는 지금이라도 0시축제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예산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다회용기 사용시 가산점 부여 등 제도적 장치를 활용해 강제해야 한다. 단순히 권장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또한 계속해서 친환경 축제 문화를 정착해나갈 생각이라면 0시축제의 쓰레기 배출량, 일회용품 사용량 등 구체적 수치를 측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음 축제의 목표를 정할 수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 축제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려 올해 0시축제의 친환경적 운영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2개월도 남지 않은 0시축제를 포함하여, 앞으로 진행될 모든 축제에서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2023년 6월 28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