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대전시의회 의정 마비사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책임이 있다

대전광역시 국민의힘 의원총회의 결정이 현실이 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례안 심의 여부를 상임위원회 판단에 맡기기로 했고,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4건의 조례안은 각 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의 의안은 국민의힘 안경자 의원의 서명으로 발의됐지만, 본회의 안건 보고 이후 안건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야당의원들이 발의한 의안은 서명 받기 전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 놓였다. 동료의원의 입법 활동을 제한하는 초유의 일이 대전시의회에서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해당 문제를 키워나갔다. 현수막 문구가 문제라면, 이는 당대당으로 해결을 하거나, 다른 방법 등을 찾았어야 했다. 지금의 사태는 정당한 근거 없이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제한하고, 더 나아가 소속 정당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제한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다. 국민의힘은 절차와 소통 없이 다수가 가진 힘으로, 일방적 정치논리로 정상적인 의정활동까지 제한하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22년 7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대전시의회 의정활동을 확인했다. 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자료를 근거로 토론회와 간담회 횟수를 확인한 결과, 간담회는 29회, 토론회는 28회였다. 지난 1년간 간담회를 단 한번도 진행하지 않은 의원은 김선광, 민경배, 박종선, 이병철, 이상래, 이중호, 이효성 의원으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의장인 이상래 의원을 제외하면 6명의 의원이 간담회를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토론회를 진행하지 않은 의원은 김선광, 김진오, 박종선, 이용기, 이재경, 이중호, 이효성이고, 마찬가지로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간담회 및 토론회 둘 다 진행하지 않은 의원은 김선광, 박종선, 이중호, 이효성 4명의 의원이 있다. 간담회 및 토론회는 주민의견수렴으로 주요한 의정활동이다.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이다. 시민과 의사소통 없이 하는 의정활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 단 한 건의 공식적인 시민의견 수렴을 진행하지 않은 4명의 의원은 반성해야 한다.

5분자유발언도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을 근거로 확인했다. 개원 이후 6월 30일까지 5분자유발언은 총 43건이 있었으며, 14명의 의원이 진행했다. 이상래 의장을 제외한 김선광, 박종선, 송인석, 이병철, 이재경, 이중호, 이효성 의원까지 7명의 국민의 힘 소속 의원은 5분자유발언을 진행하지 않았다. 5분자유발언은 의제가 된 의안, 청원, 기타 중요한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는 제도이다. 시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의견 개진이고, 정책에 반영 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은 것 또한 문제다.

이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의 공식적인 의정활동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민주주의 원칙을 뒤흔드는 결정을 의원총회에서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대전광역시의회는 야당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원천봉쇄했고, 야당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보이콧이라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 사태의 책임은 감정적인 이유로 의원총회 결정을 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상래 의원 또한 의장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소속 정당의 결정이 우선순위가 아니라, 대전시의회 의장으로서 해야 될 역할이 있다. 의회 내 갈등 조정하거나 이번 의정 마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해당 문제를 방기한다면 의장직을 수행 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의 의정활동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소속 정당 의원들의 의정활동의 질을 높일 방법을 찾을 찾고, 해당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 

2023년 7월 19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