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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대전광역시는 금고동 이전 하수처리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아라
  • 관리자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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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는 금고동 이전 하수처리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아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전 금고동으로 이전되는 하수처리장의 차집관로 콘크리트 PC박스 설계・시공에 대한 누수 위험성이 제기됐다. 차집관로를 콘크리트 PC박스로 시공하면, 차집관로와 오・폐수가 만나 발생되는 황화수소로 인해 콘크리트가 부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골자다. 그로 인한 환경오염과 시민 안전의 위협까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대전광역시는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시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하수처리장 금고동 이전은 대전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기존 원촌동 하수처리장과 오정동 분뇨처리장을 유성구 금고동으로 통합이전하는 사업으로, 예산은 7,214억원이며 일 65만톤의 수량, 차집관로 10.9km로 대규모 사업이다. 이처럼 사업 규모가 매우 큰 데다가 대전시민이 이용하는 물, 토양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광역시는 문제제기 내용을 면밀히 살피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명확한 답변을 할 의무가 있다.

지난 4월 7일, 송대윤 의원은 시정질의에서 이장우 시장에게 ‘하수처리장 이전 후 신설 차집관로로 폐수 이송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책과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당시 이장우 시장은 “차집관로에 콘크리트 강도인 35Mpa(메가파스칼)을 사용해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콘크리트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환기구 6개소를 설치하여 대책을 수립했다"고 답했다. 이장우 시장의 답변은 언뜻 보면 충분히 안전한 대책과 계획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8월 18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시정질의 답변 자료를 확인했다. 대전광역시는 “고강도 콘크리트(35MPa) 사용으로 부식을 방지하겠다”는 답변에 대한 근거로 국토교통부의 ‘콘크리트교 설계기준'을 들었다. 콘크리트가 화학적 침투로 인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기준압축강도(35MPa) 이상의 압축 강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최소 기준일 뿐이며, 대전광역시가 말한 ‘고강도'라고 할 수 없다. 실제 건설 현장에서는 고층아파트 저층부에 5~60MPa의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다른 건축 현장에서도 35MPa 이상의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준은 콘크리트 교량, 즉 다리에 대한 기준으로 하수처리장을 다루고 있지 않다. 환경부의 ‘하수도 설계기준'에서는 관로가 손상의 위험이 있을 때는 내구성이 우수한 재질을 사용하거나 내면을 라이닝 또는 코팅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시설 특성에 맞는 설계기준을 따라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전광역시는 차집관로를 고강도 압축강도 콘크리트로 시공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답변을 스스로 반박하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부식 방지 대책으로 ‘처리장의 방수공법 적용'을 들었다. 오・폐수를 처리하는 ‘처리장’에 세라믹, 에폭시 등 코팅을 통해 부식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정제되지 않은 오・폐수가 흐르는 차집관로는 그대로 둔 채, 처리시설만 내구성을 위해 코팅하는 것인가? 대전광역시는 반쪽짜리 대책이 아니라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부식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환기구 6개소'라는 대전광역시의 두 번째 답변에는 근거가 없다. 답변 자료 만으로는 오・폐수에 따른 예상 황화수소 발생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근거로 환기구 6개로 황화수소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 대전광역시는 답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해당 사업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어 한화건설을 대표사로 하는 대전엔바이로(주)와 실시협약을 체결해 30년간 손익고유형으로 위탁 운영된다. 위탁 운영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부식과 누수로 인한 엄청난 보수 비용과 피해가 고스란히 다음 세대 대전시민의 몫이라는 뜻이다. 시민의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설계에 대한 꼼꼼한 검토는 필수적이다.

가까운 청주를 비롯하여 서울,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콘크리트로 시공한 하수관로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보수를 위한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광역시의 납득하기 어렵고 명확하지 않은 답변은 시민의 안전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없다. 대전광역시는 하수처리장에 대한 누수 위험성, 그에 따른 환경오염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살피고 설계를 면밀히 재검토하여, 대전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시민의 불안만 가중될 것이다.

 

 

2023년 9월 19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