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대전시만의 고향사랑기부제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대전시도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 목표 금액을 1억원으로 설정하면서 모금을 시작했다. 2023년 대전시는 약 1,400여 건의 기부와 1억 2천여 만원을 모금하여 목표금액 122% 달성하였다. 그러나 122%라는 달성율이 무색하게 제도 운영에는 별 다른 고민이 없어보인다.
전국 현황을 살펴보면 광주광역시 동구는 2023년에 약 9억 2000만원을 모았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민간 플랫폼을 활용해 지정기부 등 기부자가 직접 기부할 곳을 선택해 기부하고,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동구는 청년노동자 공유 주택 사업, 강원도 양양군은 의료 후불제 연계 취약계층 치아교정 사업, 제주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하는 플로깅 등 다양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부자가 명확한 기부 목적을 가질 수 있고,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차이는 있겠지만, 적극적인 제도 운영만큼은 대전시도 고민해야 될 지점이다.
대전시가 2024년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하여 수립한 예산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제공 3천만원, 고향사랑의 날 박람회 참여 7천만원,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비 2천만원으로 약 1억 2천만원이다. 지난 한 해 고향사랑기부제로 모금된 금액만큼 예산이 책정된 것이다. 대전시는 답례품 발굴과 20∙30대 집중 홍보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세우고 있다.
홍보도 중요하지만, 기부처의 다양성, 사용된 기금의 투명성 등도 함께 고민하고 운영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기부된 기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고향사랑기부제는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전시는 현재 적립된 기부액 활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대전시는 현재 기부액이 적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적립만 하기보다, 주민참여예산제와 연계하여 시민이 직접 사용할 곳을 선정하는 등의 시민참여 기회를 열어 둬야 한다. 대전사랑카드와 연결하는 방안 등 대전에서 진행 중인 사업 등과 꾸준한 연계가 필요하다.
또한 광주광역시 동구의 사례처럼 지정기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기부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도 필요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대전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하나의 정책이자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으로 작동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히 시민의 기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관계인구로 성장하고 대전지역을 찾아올 수 있도록 조력하고, 시민이 함께 사용처를 결정하여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발전해나가길 바란다.
2024년 1월 15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