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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비 인상은 영리행위 금지와 사용내역부터 공개해야 한다
2023년 12월 14일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광역의회인 대전광역시의회 의정활동비를 1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으로, 기초의회인 5개 구의회는 11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150만원까지 상향할 수 있게 됐다. ‘지방의회의원 의정활동비 지급범위 현실화’가 주된 이유다. 법이 개정되었다고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의정활동비를 인상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의정비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로 구성된다. 지방자치법에서 월정수당은 ‘직무활동에 대하여 매월 지급하는 수당’이고 의정활동비는 ‘지방의원이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사용 되는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매월 지급하는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월정수당과 다르게 의정자료를 수집하는 등 의정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조하는 것이 의정활동비인데, 비과세로 소득세를 별도로 내지 않는다. 별도로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조례를 제정해 놓은 지방의회는 없다. 과세를 하고 있지 않으니, 월정수당과 같은 급여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의정활동에 활용하는 돈인지 급여 개념인지 별도로 정하는 것이 없다면, 과세를 하거나,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각 지방의회에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토론회∙간담회∙여론조사 등 예산을 책정하고, 정책지원 전문 인력도 채용하는 등 의정활동 지원 정책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월정수당 또한 4년 임기마다 규정에 따라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정활동비 인상에 대한 근거도 없이 의정비 현실화만 외치는 것은 허황된 구호일 뿐이다.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거론되는 것은 지방의원의 영리행위다.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법 제4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을 제외한 직을 맡을 수 있으며 영리 행위를 할 수 있다. 각 의회별로 적지 않은 수의 의원이 겸직을 신고했으며, 의원직과 병행하고 있다. 별도의 영리행위를 하면서 의정활동비를 인상하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그 정당성마저 부족하다. 지방의원의 급여 현실화가 목적이라면 영리행위를 금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대전시와 5개 구는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의정활동비 인상 논의를 준비 중이거나 진행했다. 지난 2022년 대전지방의회 월정 수당 인상 당시에, 서구를 제외한 4개 구는 공청회를 진행했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서구는 ‘70만원 인상액은 높다’는 응답 비율이 71%가 나오면서 인상 금액을 56만원으로 조정했다. 서구를 제외한 4개 구 공청회는 1회∙평일 낮 시간대에 진행되어 관심이 있어도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로 주민의견 수렴은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의정활동비를 결정한 강릉시의회 의정활동비는 135만원으로 책정됐다.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30만원~135만원이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56%였고, 그에 따라 135만원으로 결정했다.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이 담긴 공청회 및 여론조사가 필요하다.
최근 대내외적 상황으로 경기침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시민의 삶은 더욱 힘들어져 가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서 의정활동비 상한액이 개정된 것이지, 그 최고액으로 맞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의정비 현실화 같은 시민과 동떨어진 이유말고, 지방의회의 투명성, 신뢰도 회복을 위해 실효성 있는 의정비 인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권한만 확대하고 책임지지 않는 공직자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의정활동비가 의정활동 보조하는 비용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 사용처와 사용내역 등을 공개하는 제도 마련과 지방의원의 영리행위 금지 대안을 요구한다.
2024년 2월 7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김병구 정진일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