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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충성경호’ 민주주의 위협하는 윤석열 대통령
지난 2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여 축사하는 도중,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항의한 졸업생을 경호원이 입을 틀어막고 강제로 끌고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같은 날, 카이스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는 진보당 김선재(유성 갑) 예비후보도 대통령경호법상 안전 조치를 이유로 제지당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에게 거슬리는 말과 행동은 더 이상 듣지도, 보지도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 모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R&D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와 신진 연구자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 주요 연구개발 예산을 14% 삭감하였고, 이미 과학계 현장에서는 연구활동 위축, 인력 유출 등 그 타격을 느끼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대학에서 불만과 항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호처는 “경호 안전 확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그 어떤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
진보당 김선재 예비후보 또한 정당한 선거운동을 제지당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당시 김선재 후보는 그 어떠한 위협물도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국가권력이 선거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순간이다.
대통령 경호법 2조 1항에서는 ‘경호란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신체에 가하여지는 위해(危害)를 방지하거나 제거하고, 특정 지역을 경계ㆍ순찰 및 방비하는 등의 모든 안전 활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카이스트 졸업생이 의사를 밝힌 행위와 김선재 후보의 선거 운동을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이는 직권 남용에 불과할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대전 방문은 민주주의의 가치가 짓밟힌 모습만을 보여줬을 뿐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틀어막고, 대통령의 심기를 경호하는 것인지 근거 없는 이유로 선거의 자유마저 침해 했다. 윤석열 정부가 외치는 자유민주주의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지금까지 청와대는 조선총독부 관저, 경무대에서 이어진 권위주의,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그 어떤 소통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민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졸업식에 참석한 카이스트 재학생 및 졸업생, 그리고 시민에게 사과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입을 틀어막고 충성 경호를 펼친 책임자를 징계하고, 차후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2024년 2월 19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김병구 정진일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