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연대활동 성명논평

조직을 쪼갠다고 해서 성폭력 가해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 관리자
  • 2024-04-30
  • 181

조직을 쪼갠다고 해서 성폭력 가해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대전 정부출연연기관 노조간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공연구노조에서 2022년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2023년 7월 피해자의 결단으로 세상에 공개되고 반년이 지났지만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 대책위는 성폭력과 2차 가해 저지르고도 사과와 해결 없이 공공과학기술노동조합으로 도피한 가해자들의 행위를 기억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역의 시민 사회는 피해자와 연대하는 대책위를 구성해서 성폭력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해자와 2차 가해 그룹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조력자에 대한 조직적인 2차 가해를 넘어 조직을 분리하면서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2차 가해의 책임이 있는 당시 공공연구노조 가해 임원들은 쫓기듯 2024년 3월 25일 부실한 온라인 총회를 진행했지만 결국 조직 해산은 부결되었다. 그러자 가해 임원들은 조직적으로 민주노총과 공공연구노조를 탈퇴하고 별도의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러고는 성폭력 사실이 없었던 것처럼 연구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뻔뻔하고 염치없는 행동이다. 

 

지금도 여러 경로에서 가해자A를 옹호하며, 사건을 축소하고 부정하려는 시도가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가 소속되어 있던 정당, 공공연구노조 소속의 진상조사위원회,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의 진상조사위원회 세 곳 모두에서 가해자의 성폭력 사실은 인정되었고, 조직적인 2차 가해도 인정되었다. 지역사회의 저명한 인사인 가해자 A는 여성활동가 B에게 '첫 사정', '자위' 등 성적인 내용이 담긴 메세지를 수차례 보냈고, 밤 늦은 시간 B의 집에 동의 없이 찾아오기도 했다. 세 곳에서 진행한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확인하면 가해자A의 메세지는 누가 확인하더라도, 이견 없이 성희롱 메세지로 인정할 것이다. 가해자의 지인들이 해야 할 것은 피해자를 비난하고, 사건을 축소하는 2차 가해가 아니라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1만4천의 연구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쪼개는 지경으로 확대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피해자의 최초 호소에 귀 기울였다면,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분리조치가 이뤄졌다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있었다면 사건의 방향은 달라졌을 것이다. 어느 조직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고 사건을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성인지 감수성을 끌어올리고, 사건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고도화 해야 한다. 여러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다양화된 의사결정 구조도 필요하다. 이 과제는 갈라진 두 노동조합, 그리고 사회운동, 더 나아가 한국사회 전반이 노력해야 하는 과제다. 

 

성폭력 사건을 사소한 것,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할 때, 조직은 불평등하고 차별은 고착될 뿐이. 리더그룹의 사회적 위신 때문에, 조직의 안위 때문에 성폭력 사실조차 부정하며, 조직적인 2차 가해가 이뤄지는 조직에서는 그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성폭력 뿐 아니라 갑질, 막말 등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도 침묵하게 될 것이다. 해당 조직에서 동의 없이 성적인 메세지를 보내고, 늦은 밤 여성활동가의 집에 찾아가는 행위는 사소한 것,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 될 것이다. 우리 대책위는 이번 사건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을 가해자들이 새로 설립한 노동조합에 요구한다.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대전 정부출연연구기관 노조간부 성폭력 및 보복행위 대응 대책위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여성의전화, 대전여성단체연합(7개 단체)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10개 단체) 대전민중의힘(12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