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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대전시의회 원구성 실패,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9대 대전시의회가 후반기의회 원구성에 실패했다. 지난 6월 26일 대전시의회 제27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선광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내분으로 부결됐다. 지난 8대의회와 시간과 다수당만 다르지 원구성 실패의 내용은 전혀 다르지 않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원구성마다 명분 없는 분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8대의회의 다수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또한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 후보를 정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스스로 정한 당론과 합의를 무시하면서 하반기 의장 선거가 세 차례 부결된 바 있다.
6월 24일 대전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 총회를 열어 김선광 의원을 당내 의장 후보로 선출했지만, 조원휘 의원이 이에 불복하고 의장 후보 등록을 진행하면서 갈등이 예상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본회의 전날 조원휘 의원이 의장 후보 사임을 발표하면서 갈등이 마무리 되는 줄 알았으나, 본회의 시작 직후 정회가 선언되며 명분 없는 자리싸움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속개된 본회의 1차 투표에서 김선광 의원이 찬성 11표, 무효 11표로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했다. 이어진 2차 투표는 김선광 의원을 포함한 11명의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이제 7월 3일 제280회 임시회에서 다시 의장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의원들은 의원 총회를 거쳐 결정한 후보가 의장에 선출되지 못한 이유를 점검해야 한다. 다수당에서 결정한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다른 당과의 협치를 말하기에 앞서 자당 내의 소통도 부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의장으로 선출되지 못했다고 2차 투표에 다른 시의원의 불참까지 유도한 김선광 의원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본인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결정에 따르는 것 또한 의회정치다. 물론 개인의 양심에 어긋나는 경우 이를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문제는 양심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싸움일 뿐이다. 단순히 자리욕심으로 투표 불참을 유도하면서까지 명분과 원칙을 스스로 저버린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대전시의원들에게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함께 책임져야 한다.
투명한 과정을 통해 의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도 필요하다. ‘대전광역시의회 기본조례 12조’에서 의장·부의장선거 후보 등록을 규정하고 있다. 해당 선거일 2일 전까지 서면으로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선거 당일 본회의장에서 10분 이내로 정견 발표를 할 수 있다. 지방의회의 주요한 역할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의장 후보자는 임기 동안의 의장 역할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의회를 운영할 것인지 사전에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후보자가 의회 운영 비전이나 목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제도는 ‘10분 이내 정견 발표’ 뿐이다. 게다가 시간도 짧아 후보자가 어떤 의장이 될 것인지 등 후보자의 정견을 제대로 듣기 어렵다.
또한 의장 선거는 2년간 대전시의회를 운영해 나갈 장을 뽑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창구가 없다. 지방자치는 지방의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시민을 대표할 장을 선출하는 자리에 시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대전시의회 원구성 실패는 각 정당 의원 수가 비슷해서 발생한 일이 아니다. 당리당략에 따른 결정이 아닌 다수당의 당내 분란으로 발생했다. 개인의 욕심, 자리 욕심만을 좇아 본인들이 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면 시민에게 약속한 공약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의심스럽다.
대전시의회 의장 자리를 다음 지방선거에 이력용으로만 활용할 생각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자리 싸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역할을 해 나가야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대전시의회는 대전시민에게 먼저 사과하고, 조속히 원구성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2024년 7월 2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 정진일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