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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체 성명논평

[논평]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사태, 정부의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
  • 관리자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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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사태, 정부의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

 

지난 주말, 광범위하고 잔혹한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가 공론화되었다. 이번 사태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지인 사진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피해 대상은 청소년부터 성인을 아우르고 있으며, 지인을 비롯하여 친족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현재 밝혀진 부분만으로도 범죄의 피해를 받았다고 추정되는 학교 300여 개, 가해자의 숫자는 중복해서 22만 명에 이르며,  추정되는 피해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대전 지역만 해도 피해 학교로 언급된 곳이 50개가 넘는다.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태는 우리사회가 2019년 공론화된 N번방 성착취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에서 기인한다. 당시 일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일부 가해자들만이 높은 형량을 받았고,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으며, 디지털 성범죄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하지만 이후로도 비슷한 범죄는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진화해왔다. 기술발전이 심화되면서 딥페이크 등 AI 기술의 범죄 활용 가능성은 더욱 용이해졌지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규제나 대책 마련은 미진하였다. 즉 이번 사태는 지난 2019년의 뼈아픈 과거를 제대로 성찰하지 못하고 흘려버린 결과이며, 따라서 이 책임은 사법, 입법, 행정 전 영역에 걸쳐 있다. 

 

우선 정부와 수사당국은 조속한 대책을 만들고, 신고창구 개설 등 피해자 지원 방안을 빠르게 마련하여 시행해야 한다. 2020년 3월 서울중앙지검은 N번방 사건 수사를 위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를 운영한 바 있으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같은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문명적·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번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 사태는 N번방 사건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으며, 당시의 대응이 부족하고 미진했음을 보여준다. 비록 사후약방문이 되었지만, 지금이라도 신속한 수사 및 피해자 지원과 더불어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방지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권한을 지닌 대통령으로서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 

 

지역에서도 많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발생한 상황이기에 대전광역시와 대전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책을 마련이 필요하다. 대전광역시는 민선 8기 들어 성인지정책담당관을 폐지하는 등 성평등 추진 체계를 후퇴시켰고, 대전시의회는 작년 디지털 성범죄 온라인 시민감시단 예산을 전액 삭감하였다. 이는 작금의 비극적인 사태의 책임에서 대전광역시와 대전시의회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다. 대전광역시와 대전시의회는 그 책임에 맞게 이 사태를 엄중하게 직시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전의 피해 학교로 언급된 곳이 50개가 넘는 만큼, 대전교육청도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작년 4월 제정된 ‘대전광역시교육청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피해학생 지원 조례’에 따라, 현 사태에 대한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피해학생에 대한 상담 및 의료・법률 지원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대전광역시와 대전교육청, 대전경찰청은 하루 빨리 협의체계를 구축하고, 수사와 피해자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대전 시민의 안전을 위한 길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비단 개인들의 일탈을 넘어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고려되어야만 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가 일상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가까운 지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사회 전체의 신뢰를 붕괴시키고 공동체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일상이 위협받고 주변 누구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불안은 공동체 해체로 가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부와 지자체, 교육당국과 수사당국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빠르고 무겁게 인지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가 곧 내 가족, 지인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성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을 성찰하고, 대안 마련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2024년 8월 28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 정진일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