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단체 성명논평

전국 꼴찌 수준의 대전시 생활임금, 

대전시는 생활임금의 목적을 숙고하라!

생활임금이란 ‘가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임금’으로 노동자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능력과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말한다. 이는 기존의 최저임금이 실질적인 물가상승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면서 노동을 하지만 빈곤에 놓이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미국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이후 생활임금 제도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국내에도 도입되어 대전광역시도 2015년 ‘대전광역시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고 대전광역시 및 출자·출연기관 및 민간위탁기관 등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 

생활임금은 대전광역시 생활임금 조례에 명시된 심의기구인 생활임금위원회에 매년 다음연도 생활임금액을 심의하며, 대전광역시는 오는 27일 금요일 생활임금 위원회를 개최하여 2025년 생활임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전광역시는 지난 9월 20일에 대전시 생활임금위원회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이는 생활임금 결정 회의 전 자료 공유와 위원들의 의견 청취 목적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전광역시 생활임금은 2016년 최저임금 대비 117%, 2017년 최저임금 대비 118%, 2018년 최저임금 대비 120%로 증가하다가, 2019년 115% 이후 2023년 112%, 2024년에는 최저임금 대비 113% 수준이다. 이는 광역시 평균 생활임금액이 2024년 최저임금 대비 117.2%인 것에 비해 낮고, 전국 광역시 중 꼴찌 수준이다. 실제 2024년 대전광역시 생활임금은 11,210원으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광주광역시의 생활임금이 12,760원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 내년도 생활임금을 결정하고 있다. 서울 11,779원, 경기 12,151원, 부산 11,918원, 광주 12,930원, 세종 11,795원 등이다. 그런데 대전시는 내년 생활임금액 동결부터 최고 인상액 11,636원을 제안하고 있다. 최고 인상액으로 제안한 금액이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이라면, 행정 차원에서 생활임금 인상의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자체에서 생활임금을 제도화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지자체에서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더불어 지자체가 모범이 되어, 지역사회에서 생활임금의 확산을 통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임금을 향상하고, 시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함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조례 상에서도 시장은 생활임금 제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홍보, 교육 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내년도 생활임금액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민간 노동자에 비해 높은 생활임금액 결정이 1)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최저임금과의 격차로 부담증가, 2) 구직자 공공기관 선호로 중소기업 기피 또는 구인란 발생 우려”라는 근거 없는 이유로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애초에 생활임금이 최저임금과 같이 민간 영역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도 아니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정부와 지자체의 경제정책의 실패임에도 마치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는 논리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하겠다. 

최저임금제도로 실질적인 물가상황을 반영하지 못하여 힘들게 노동을 함에도 노동빈곤에 시달리는 다수의 시민들을 외면하고, 오히려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을 대립시키는 방식으로 시민을 갈라 분열시키려는 대전시의 태도와 의도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시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는 생각이 있다면, 노동빈곤층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생활임금 상승의 억제가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지나친 임대료, 프랜차이즈업체나 플랫폼으로부터 과도한 착취를 당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을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는 지금이라도 생활임금제도가 지닌 본래에 취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숙고하고, 2025년 생활임금을 전국 광역시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려서, 일하는 시민들의 생활안정 도모에 앞장서길 바란다.

2024년 9월 26일 

대 전 참 여 자 치 시 민 연 대

공동대표 김병구 정진일 최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