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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 성명] 주민의 입을 막고 질주하는 ‘통합 폭주’, 즉각 중단하라!
  • 관리자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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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입을 막고 질주하는 ‘통합 폭주’, 즉각 중단하라!

- 주민투표 청구 반려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치인을 위한 시범사업’이 된 행정통합을 거부한다 -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각각 신청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 청구’가 양 시·도로부터 모두 반려되었다(대전 1월 15일 청구, 충남 1월 23일 청구). 대전시와 충남도는 “행정통합은 국가 사무이므로 주민투표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행정적 판단을 내세웠다.

 

우리는 이 기만적인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통합을 추진해온 국민의힘 지자체장과 현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정부 여당 모두 겉으로는 “주민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묻겠다고 나선 법적 권리는 가차 없이 무시당했다. ‘주민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는 말은 반복하면서도, 그 어떤 실질적인 방법도 제시하지 않더니, 결국 주민 스스로 시도한  민주적  방법마저 봉쇄한 것이다.

 

시민의 입을 틀어막은 채, 국회는 폭주하고 있다. 지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시민사회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다. 오는 12일 상임위 통과, 26일 본회의 통과라는 ‘답정너’ 식 시간표를 짜놓고,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가 그토록 요구했던 ‘주민 의견 수렴 절차의 명시’, ‘지역 내 불균형 해소 방안’, ‘난개발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비대해질 시장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지지부진하거나 실종되었다. 내용은 부실하고, 안전장치는 없으며, 주민의 동의조차 구하지 않은 이 위험천만한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날치기 처리하려는 작태를 어느 누가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정치인들의 ‘시범사업’ 대상이 되기를 거부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통합을 두고 “최초의 광역 행정통합”이라며 치켜세우고, 마치 국가 행정구역 개편의 ‘시범사업’처럼 다루고 있다. 그러나 행정통합은 실험이 아니다. 360만 시·도민의 삶과 직결된 행정, 예산, 교육, 복지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국가적 대사다. 실패했을 때 “아니면 말고” 식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규모의 경제’ 논리와 정치적 셈법만으로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광역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도민의 일상을 담보로 도박을 벌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를 위한 실험 대상이 되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정치인은 떠나지만, 주민은 남는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그리고 이 통합을 주도한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은 ‘통합을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화려한 정치적 수사를 챙겨 떠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뒤에 남겨질 막대한 행정 비용, 지역 간 갈등, 농촌의 소외, 그리고 난개발로 파괴된 환경은 오롯이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주민들이 짊어져야 할 짐이다.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주민에게 전가하는 이 ‘무책임한  통합’을 우리는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

 

가짜 통합을 멈추고, 진짜 상생을 논의하라.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은 단순히 행정구역 선을 지우고 덩치를 키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고, 인근 지자체와 실질적으로 연대하며, 주민의 자치권을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처럼 주민을 구경꾼으로 전락시키고, 민주적 절차를 요식행위로 취급하는 방식으로는 어떠한 상생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공동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구한다.

 

  • 대전시와 충남도는 주민의 입을 막는 기만적인 행정을 중단하고, 주민투표를 포함한 실질적인 주민 결정권을 보장하라. 
  • 국회는 2월 졸속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내용 없는 껍데기 특별법 처리는 지역을 죽이는 길이다. 
  • 정부와 정치권은 일방적인 행정통합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역이 상생하는 연대와 협력의 방안을 시·도민과 함께 다시 논의하라.

 

2026년 2월 9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