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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과 기초의회 구성 원칙을 이야기하는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행정통합을 대비한 지방의회 구성과 선출 기준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며 대전과 충남 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정작 통합 특별시의 주인인 시민들이 어떻게 대표를 뽑고, 어떻게 자치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적 설계' 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제출한 통합특별법안은 단체장의 권한, 특례만을 제시하고 지방자치의 중요한 기관인 기초지방의회 권한과 선출방법에 관한 논의가 전혀 없다.
공직선거법 제26조에서는 기초의회의 선거구획정과 관련하여 “자치구ㆍ시ㆍ군의원 지역구는 하나의 시ㆍ도의원지역구 내에서 획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4조의 3항에 따라 기초의회 선거구는 임기만료에 따른 선거일 전 6개월까지 시도지사에게 제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광역의회의 선거구와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은 행정통합 논의에 밀려나 있다.
통합 특별시가 출범하면 선거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의 기준은 대전은 인구 대 행정동 비율이 70% 대 30%였고, 충남은 60% 대 40%였다. 행정통합이 되면 이 기준도 동일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전은 6월 지방선거에서 인구 대 행정동 비율을 80% 대 20%로 조정하는 것을 기준으로 기초의원 선거구를 획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은 이전의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동일한 광역자치단체의 기초의원 선거를 두 개의 기준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전남-광주와 인구를 비교할 때 의원 수도 적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대로 선거가 진행된다면 기준의 이중성 문제와 표의 등가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모순을 방치한 채 "현실적으로 조정이 어려우니 일단 기존대로 하자"는 태도는 행정의 직무유기이자, 시민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이다. 갈등을 숨긴 채 출범하는 ‘불안한 통합’은 필요 없다. 지금 논의하지 않으면, 통합 이후는 더 큰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통합 이후 특별시의회를 비롯한 기초의회의 선거구 획정 등의 갈등, 대전 5개 자치구의 의원 정수 등의 문제는 갈등뿐만 아니라 예산 증액까지 이어진다.
기초의원 정수 비율 조정은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사안이다. 이를 통합이라는 환상 속에 숨겨두었다가 나중에 꺼내 든다면, 그때는 합리적 토론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과 ‘지역 대결’만이 남을 것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 자체가 바로 정치고, 통합의 과정이다. 어려운 숙제를 뒤로 미룬 채 껍데기만 합치는 것은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쇼일 뿐이다.
표의 등가성 원칙과 농촌 지역의 특수성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대도시 주민이든 농어촌 주민이든, 통합된 도시 안에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정치적 의사가 공평하게 반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통합 준비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4일 대전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광역의원 비례대표를 30%로 확대하고, 기초의회는 완전비례대표제 선출을 포함한 요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치권은 시민의 투표권과 직결된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의회 구성 방식도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제도의 공백 위에서 세워진 통합 특별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선거구 획정은 행정 편의를 위해 슬쩍 건너뛸 수 있는 절차가 아니라,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시민의 참여와 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통합은 그 이름이 무엇이든 민주주의의 퇴보일 뿐이기에 지방의회 구성과 선거제도에 관한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2026년 2월 10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