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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행정통합 특별법’ 본회의 처리를 즉각 중단하라!
내일(24일), 국회는 거대 양당의 속도전 속에 ‘행정통합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여전히 지역 시민들은 행정통합의 실체적 내용을 모른 채 정치권의 입법 속도에 휩쓸리고 있다. 권력을 감시하고 주민의 삶을 지켜야 할 지방자치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현재 강행 처리되려는 행정통합 법안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독소조항과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단체장으로의 과도한 권력 집중을 통제할 견제 장치가 전무하다. 현재 한국 지방자치의 고질적 병폐인 ‘강시장 약의회’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특별법안에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시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의회와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부시장 러닝메이트제 도입, 감사위원회의 의회 귀속, 실질적 권한을 갖는 시민의회 도입 등 지역 내 권력 분산 장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 내 불균형 발전을 오히려 가속화한다. 균형 발전은 전 국토 수준을 넘어 ‘지역 내 균형 발전’까지 포괄해야 하지만, 본 법안은 이에 대한 대책이 백지상태다. 특히 통합 지역 내 균형발전을 위한 법적 안전장치 없이는 기존 지역 내 대도시로의 자원 쏠림 현상을 유발하고, 도시 쏠림현상을 부추겨 심각한 내부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다. 지역 내 균형을 맞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셋째, 난개발과 생태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특례조항 투성이다. 개발과 성장의 논리에 매몰된 각종 특례조항은 농산어촌의 무분별한 난개발과 심각한 생태환경 파괴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주민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키고 자본의 배만 불릴 개발 관련 특례조항들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넷째, 공교육 체계의 붕괴와 교육 현장의 극심한 혼란이 우려된다.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영재학교 설립 등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출생율 저하의 주요한 요인 중 하나는 사교육비 부담이지만, 이번 행정통합은 그러한 사교육을 권장하는 듯한 조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교육자치와 관련해 권한 주체를 “단체장 또는 교육감”으로 모호하게 명시한 다수의 조항은, 통합 이후 두 권력 간의 치열한 권한 다툼을 유발해 교육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다.
다섯째, 선거가 코앞임에도 지역 내 정치적 다양성 확보 대안이 없다. 지방선거가 100여 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통합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선출에 대한 아무런 룰이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기초의회의 경우, 같은 선거에서 다른 기준으로 의원이 선출되는 치명적인 법률적 결함마저 안고 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 기초의원 완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광역의원은 비례대표 비율을 30%까지 확대하며 보정의석을 반영해 선거의 비례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여섯째, 무리한 ‘통합’만이 지방분권의 유일한 해답이 아니다.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의 해결책이 행정구역 통폐합으로만 귀결될 수는 없다. 해외의 수많은 연합 사례처럼, 기능적 연합을 통해서도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은 효과도 불분명한 행정통합을 최소한의 주민 숙의 절차는 논의조차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방식의 통합은 결과적으로 통합의 기대효과를 상쇄시키며,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권력을 쥔 단체장 중심에서 ‘주민자치’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 계산에 급급해 본질적인 지방자치 발전 논의는 내팽개치고, 거대 양당 간의 정치적 공방만 난무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2025년 국민의힘의 통합법안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주민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통합 시도임을 명확히 한 바 있으며, 2025년 12월 가속화된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시도가 선거 일정에 맞춘 무리한 통합 시도임을 지적하며 주민의견 수렴의 방법과 통합 법안의 방향성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상임위원회를 지나 내일 본회의 강행처리를 앞둔 지금까지 무엇이 바뀌고 무엇을 설명했는지 의문이다.
국회는 내일(24일) 예정된 본회의 강행 처리를 멈추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2026년 2월 23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