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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단체 성명논평

[입장] 재난안전 매뉴얼을 '개인정보'라 숨기는 대전시·자치구를 규탄한다
  • 관리자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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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 매뉴얼을 '개인정보'라 숨기는 대전시·자치구를 규탄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26년, 대전광역시와 동구·중구·서구·유성구·대덕구 5개 자치구를 상대로 각 기관이 보유한 재난·안전 대응 매뉴얼의 공개를 정식으로 청구하였다. 재난 발생 시 기관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담은 이 문서는 시민의 생명·신체·재산과 직결된 가장 기초적인 안전 정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야 하며, 누구든지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와 중구청을 제외한 4개 구청 모두가 사실상 비공개 또는 부분공개 결정을 내렸다. 대전시와 4개구는 재난 유형별 매뉴얼의 표지와 목차만을 공개했다.   심지어 담당자와의 유선통화에서 5개구청과 대전광역시의 담당자가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보를 비공개하기 위한 적극적 공조가 벌어진 것이다.  중구청은 기간연장을 통보한 상태로, 조속한 공개를 촉구한다.

4개 구청은 한목소리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즉 '개인정보 보호'를 비공개 근거로 들었다. 재난안전 매뉴얼이 개인정보라는 것이다. 매뉴얼에 담당 공무원의 이름과 직위, 연락처가 포함되어 있으니 공개할 수 없다는 논리다. 대전광역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재난 대책 매뉴얼을 공개하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된다'(제9조 제1항 제3호)고 주장하더니, 이 문서가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이 악화될 수 있다'(제9조 제1항 제2호)는 논리까지 내세웠다. 지방자치단체의 민방위·재난 대응 행정 문서가 국가기밀에 준하는 취급을 받은 것이다.

4개 구청의 논리는 정보공개법의 조항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는 개인정보를 비공개 대상으로 정하면서도, '공무원의 직무 수행에 관한 정보'는 명시적으로 그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재난안전 매뉴얼에 기재된 담당 공무원의 성명과 직위는 공무 수행과 직결된 정보로, 처음부터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 설령 개인 전화번호 등 일부 항목에 비공개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법 제14조는 '비공개 정보가 일부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전체를 비공개할 수 없으며, 공개 가능한 부분은 공개해야 한다'는 부분공개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 경우에도 해당 항목만 마스킹 처리하면 그만이다. 매뉴얼의 핵심 내용 대부분을 비공개하고, 목차와 표지만 부분 공개한 것은, 이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대법원은 반복적으로 확인해왔다. 공공기관이 비공개를 결정할 때에는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과 충돌하는지를 주장·입증해야 하며,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두4899). 5개 구청의 결정은 이 기준을 단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

대전광역시의 주장은 더욱 심각하다. '매뉴얼을 공개하면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지장이 생긴다'는 논리는 재난안전 매뉴얼의 존재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기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시민이 미리 알수록 대피와 대응은 더 신속해지고 피해는 줄어든다. 공개가 위험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공개 자체가 생명을 보호하는 수단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안전 정보의 '적극적 공개'를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로 규정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국가안전보장 악화'라는 주장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제9조 제1항 제2호는 국방·외교·군사 등 국가 중대 이익과 관련된 정보에 적용되는 조항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재난 행정 매뉴얼이 국가안보와 연결된다는 것은 비공개 조항의 자의적 확대 해석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대전광역시와 4개 구청 전체에 정식 이의신청을 제기하였다. 4개 구청에 대해서는 공무원 성명·직위가 제6호의 비공개 예외 대상임을 명시하고, 설령 일부 항목이 해당하더라도 마스킹 후 부분공개가 원칙임을 요구하였다. 대전광역시에 대해서는 제3호의 논리가 재난안전법의 취지와 정반대임을 지적하고, 제2호는 지방행정 문서에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을 명시하였다. 

시민의 알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안전 정보의 공개는 선택이 아닌 법적 의무다. 대전광역시와 자치구는 재난안전 매뉴얼을 즉각 공개하라. 


 

2026년 4월 30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