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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대위원회] 방위산업 감시를 약화시키는 사업타당성조사 기준금액 완화에 반대한다 - 방위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에 부쳐
  • 관리자
  •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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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감시를 약화시키는 사업타당성조사 기준금액 완화에 반대한다
— 방위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에 부쳐

 

국방부는 2026년 7월 8일,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21조의2를 개정해 무기체계 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조사 기준금액을 총사업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하는 입법예고를 했다. 2011년 제도 시행 이후 15년 만의 기준 변경이다. 국방부는 경제·안보 상황 변화에 맞는 현실화와 신속한 전력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 개정이 무엇을 바꾸는지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업타당성조사 제도의 도입 취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개정이다

 

사업타당성조사 제도는 기획재정부 훈령 '국방사업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근거로 2011년부터 시행되어 왔다. 국회예산정책처 '2020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은 이 제도를 "대규모 국방사업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사업추진계획 및 소요예산의 적절성을 사전 분석하는 제도"로 정의한다.

국가재정법 제38조는 국방 관련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즉 국방사업은 일반 공공사업에 적용되는 예산 사전 검증 절차를 처음부터 면제받아 왔다.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국방사업도 총사업비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 결과 국방사업에만 별도로 적용되는 사업타당성조사가 마련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제도는 애초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라는 감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논리는 500억~1,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 많이 적체되어 있으니 기준을 높여 그 사업들의 지연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된 이야기다. 감시받아야 할 사업이 많다는 것은 감시 체계를 강화할 이유이지, 감시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적체 해소"를 명분으로 견제 장치를 해제하는 것은 사업타당성조사 제도의 도입 목적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왜 1,000억인가 — 근거 없는 상향, 정치적 목적

 

국방부는 기준금액 상향의 이유로 "경제·안보상황 변화에 맞는 현실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왜 하필 1,000억인지, 그 배율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방사청은 현행 500억 원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방위사업의 77%가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이를 문제로 규정해왔다. 결국 1,000억이라는 숫자는 이 77%를 최대한 덜어내기 위해 역산된 기준에 가깝다. 실제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국방위 보고 등에서 기준금액을 3,000억 원으로 상향하거나 특정 사업에 대해 아예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상향은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정치적 목적 아래, 500억~1,000억 원 사이에 포진한 사업들의 심사를 일괄 면제하기 위한 자의적 결정에 가깝다. 공공재정 원칙이 아닌 방위산업 편의를 위해 기준이 설정된 것이다.

 

방위산업은 더 까다로운 타당성조사가 필요한 영역이다

 

방위사업은 일반 공공사업과 비교할 수 없는 위험성을 가진다. 국민 세금의 대규모 투입, 안보·외교적으로 미치는 파급 효과, 비밀주의적 계약 구조, 방산비리의 구조적 위험, 그리고 무기 생산이 지역사회와 노동자에게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폭발 사고는 그 단적인 사례다. 방산기업이 지역사회 한복판에서 운영되고 있음에도 시민 감시는 극히 제한적이다. 국가 보안을 이유로 시민의 감시는 제도적으로 상당 부분 차단되어 있다. 이런 조건에서 사전 검토 면제 범위까지 확대된다면, 방위산업에 대한 공공 통제는 사실상 공백 상태에 가까워진다.

 

국방부는 이번 개정 이유 중 하나로 "신속한 전력화가 필요한 사업의 착수 지연 완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업타당성조사가 사업 착수를 늦추는 것은 제도의 결함이 아니라 정상 작동이다. 수백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기 전에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지연'을 제거해야 할 방해물로 보고 타당성조사를 강화하지는 못할망정 규제까지 완화하는 것은 무기산업의 팽창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규제 완화가 아니라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가 이번 방위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즉각 철회하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사업타당성조사 제도를 완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구체적으로, 현행 사업타당성조사는 사업 추진의 경제적 타당성과 소요예산의 적절성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방위사업은 그 이상을 검토해야 한다. 해당 무기체계 도입이 지역 분쟁을 촉진하거나 외교적 갈등을 심화시킬 위험은 없는지, 무기 생산 시설 인근 지역사회와 노동자에게 미치는 안전·환경 영향은 무엇인지, 인권 및 국제인도법 준수 여부는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가 조사 항목에 포함되어야 한다. 단순한 예산 타당성 심사를 넘어, 방위사업의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방위산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독립적 감시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군사기밀을 이유로 모든 감시를 차단하는 현재의 구조는, 방위사업이 공공재정으로 운영되는 이상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감시 없는 방위산업 육성은 과거 방산비리의 역사가 증명하듯 결국 국민의 세금 낭비와 안보 왜곡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방위사업에 대한 시민 감시를 약화시키는 이번 개정을 반대한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기존 사업타당성조사가 담아내지 못한 영역까지 포괄하는 더 강하고 투명한 심사 제도다.

 

2026년 7월 9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

 

※ 의견 제출 안내 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2026년 8월 18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87492)를 통해 제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