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대선자금 담화에 대한 논평(1997/05/30)]
김영삼대통령 대선자금 담화에 대한 논평
1. 먼저 우리는 현재의 국가적 위기가 왜 나타났는지에 대한 김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대선자금에서 시작된 정경유착, 부정 부패가 우리 경제와 정치의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고 온 국민이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은 마치 대선자금 공개와 진실 규명 요구가 현재의 위기를 만들었다거나 현재의 위기를 극복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식의 전도된 상황 인식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 스럽다.
2. 나아가 대통령은 총계를 취합할 수 없다고 밝힐 정도로 많은 대선자금을 사용하였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 하지 않겠다고하여 선거법 위반 사실을 시인하고도 야당과 국민에게 국가적 위기의 극복과 앞으로 고비용정치구조의 개혁에 나서기 위해 대선자금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대선자금 시비가 계속된다면 중대결단을 하겠다는 협박성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다. 대선자금 비리를 사과하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모험을 감행하겠다는 협박인지를 이해할 수 없다.
3. 전·노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여 단죄하였다는 점에서 대선자금의 내역을 취합할 수없기에 밝힐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할 국민은 한사람도 없으며 지난일은 덮어두고 앞으로 잘하자는 정치개혁론은 정치적 범죄자가 정치개혁을 주도하게 해달라는 주장으로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다.
특별히 우리는 대선자금 규명 없는 정치개혁의 허구성은 이번에 정부여당이 만든 자금세탁방지법은 고액현금거래 의무신고제를 삭제하고 불법정치자금에 돈세탁도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경유착의 수혜자들이 계속 정치개혁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김대통령의 정치개혁론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궤변이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달라는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4. 김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대선자금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있지도 않고 솔직한 반성과 사죄의 뜻도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정표류 상태를 청산하는데도 실패했을 뿐아니라 고비용 정치구조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도 없다.우리는 김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의 모면 보다 역사와 국민 앞에 솔직한 대통령, 진정한 개혁의 디딤돌이 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라도 솔직히 대선자금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정치권은 정략적인 이해가 아니라 참된 민주개혁을 위해 대선자금 공개에 기반한 정치개혁에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한다.
1997년 5월 30일
참여자치대전시민회의 대변인 金榮培(48세,그루터기장로교회 목사)
문의/ 금홍섭 간사, 221-8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