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버스 개혁의 근본 대책 없는 요금 인상 반대한다!(1997/06/25)]
버스 개혁의 근본 대책 없는 요금 인상 반대한다!
-- 대전시의 버스요금 인상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서울시 버스업계 비리사건과 대전 금성교통의 수익금 누락사건 등 버스 관련 업계의 물의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해마다 10%이상씩 올려온 시내버스 요금이 대전시 물가대책위원회에 상정되어 7월 1일자로 인상될 예정으로 있다.
우리는 대전시가 진정한 버스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아내는 과정보다는 요금 인상에 의존하는 요금의존적 버스행정을 또다시 보이고 있는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현재 대전 시내버스 업계의 영세성과 요금 인상 요인을 모르지 않지만 시내버스 업계의 경영 합리화를 위한 노력과 대전시의 대중교통에 대한 지원 등 버스개혁종합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되풀이되는 요금인상만으로 버스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버스의 공공적 위상과 기능 회복, 노선개편 나아가 대중교통 우선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근본대책 마련 없는 요금의존적인 버스행정은 행정 편의주의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버스요금 인상도 원가 계산의 객관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설혹 객관적 버스 요금 인상요인이 있다 할지라도 버스의 공공적 기능에 비추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여야 할 몫과 버스업계의 경영 쇄신을 통해 부담하여야 할 몫은 외면한 채 인상요인 전체를 소비자인 시민들에게 전가 부담시키는 것을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지방자치단체의 버스운영에 관한 공공적 개입의 강화와 버스인프라(기반시설)에 적극적인 투자 확충,버스 서비스 개선 등 종합적인 버스개혁 대책의 마련이 없는 버스요금 인상을 반대하며 다음 사항들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원가계산에 있어 투명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서울 시내버스업계 비리와 함께 대전 금성교통의 수익금 누락과 같은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 방안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버스카드제와 같은 버스요금 징수장치의 개발을 통한 버스요금의 투명성 확보, 버스사업체 및 운송사업조합의 회계자료 및 각종 운행일지 등의 정기적 검증, 실사가 즉시 시행되어야한다.
둘째, 서비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내버스의 정시성 확보, 배차시간의 전면 재조정을 통한 합리화와 단순화,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전면 확대,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우선적 신호체계 마련 등 구체적인 서비스 개선 대책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의 부담만 가중 시켜서는 안된다.
아울러 시내버스에 대한 공공적 지원책이 수립되어 시민부담 전가가 없어야 한다. 적자노선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시와 관련 중앙부처의 지원방안이 법적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적자누적이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토록 하는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세째, 대중교통 육성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내버스는 아직도 공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유력한 대중교통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가 어떠한 법적, 제도적, 재정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는 시내버스 문제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일정정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이상 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만 버스개혁의 과제를 미루지 말 것을 촉구한다.
95년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로 버스행정 책임을 이전하기 전부터 버스문제는 이미 수십년간 누적되어 왔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버스문제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버스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의 감면조치,경유특별소비세의 감면을 비롯한 [교통시설특별회계법]의 개정을 통한 버스지원계정의 신설, 중앙정부가 교부하는 지방양여금의 도로투자 특정의 해제(현재 90% 이상이 도로투자에 특정)를 통한 대중교통 투자의 확대 등의 조치가 즉시 실시되어야 한다.
네째, 가칭 대전버스개혁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한다. 시민들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를 포함하여 대전시장 직속으로 버스개혁위원회를 구성하여 버스개혁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버스개혁의 추진일정을 구체화하여야 한다.
버스업계의 누적된 부채와 채산성 악화의 현실, 계속 악화되는 대중교통 여건은 버스의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요금의존 버스행정에서 벗어나 버스에 대한 근본적 개혁 작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버스개혁위원회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버스의 최저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근거한 지표를 개발하여 향후 버스개혁의 구체적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여 대중교통 포기에 따른 승용차의 증가를 억제해야한다. 아울러 시민에 의한 서비스 평가제를 도입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조금 등 인센티브와 각종지원대책을 차별화하는 내용도 마련되어 서비스 수준의 향상도 이뤄야 할 것이다.
버스 개혁은 대전의 교통을 바로세우는 핵심과제로 되고 있다. 하루 100대씩 증가하고 있는 승용차 증가 추세와 장기간 계속될 지하철 공사는 대전의 교통이 곧 고통이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라도 대전시는 요금의존 버스행정에서 자가용 의존도를 감소시키고 대중교통이 우선 통행할 수 있는 공공교통 우선형 도시개발 정책에 의거한 종합적인 버스개혁대책을 추진함으로써 대중교통을 바로세워줄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 시민사회단체들도 대중교통을 바로세우기 위한 상호연대와 실천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임을 밝힌다.
1997. 6. 25
대덕구주민회(회장 김익준)·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위원장 민홍기)·대전여자기독청년회(YWCA)(회장 이은주)·대전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이길영)·민주주의민족통일대전충남연합(의장 이장호)·올바른지방자치실현을 위한 대전시민모임(상임의장 김인중)·월평사랑주민회(회장 신명식)·전국민주노동조합 총
연맹 대전충남지역본부(의장 이용길)·주부교실대전시지부(회장 송병희)·참여자치대전시민회의(대표의장 양현수)·참여자치서구주민회(준)(위원장 이외원)·청소년대중단체협의회(대표 김미옥)·흥사단대전시지부(지부장 오광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