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전시 건설비리 수사 발표에 즈음한 성명(1999/08/18)]
제 목 / 검찰의 대전시 건설비리 수사 발표에 즈음한 성명
날 짜 / 1999년 8월 18일(수) 오후 4시
근본적인 건설비리 척결대책을 마련하라!
-대전시 건설비리 수사 발표에 즈음한 성명
1. 건설관리본부 신옥철 본부장의 건설비리와 관련하여 비리연루 공무원과 시의원 등이 건설업자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건설비리를 저질러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미 확인된 사실만 해도 건설업자들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관련자가 30여명이고 수뢰 총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르고 있는 등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건설비리가 얼마나 조직적으로, 그리고 공공연하게 자행되어왔는지를 단적으로 입증시켜주고 있다.
2. 특히 이번 건설비리에 고위공직자는 물론, 시민의 대표기관이라고 하는 시의회의원, 공무원 등 적지않은 사회지도층인사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점은 대전시민들에게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 공무원-건설업자 등이 조직적인 담합에 의해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비리를 저질러온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지방자치시대 이후 기회가 될 때마다 투명행정, 공개행정을 주창해왔던 홍선기 대전시장의 주장과는 달리 이번에 드러난 건설비리는 시민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하다.
3. 사실 건설 비리는 일과성 부패 차원을 넘어 하나의 상거래 문화, 더 나아가 사회문화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관급공사이건 일반공사이건 뇌물 없는 건설공사는 없다고 할 정도로 뇌물문화의 온상으로 우리 사회 깊숙이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어려서는 학교촌지, 커서는 군대비리, 사회에 나와서는 건설비리를 통해 국민생활 속에 뿌리내린 우리의 뇌물문화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4. 건설관련 업무가 대체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무원의 재량권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부패가 관행화·고착화되고 있다. 일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패가 상존하는 것은 음성적이고 고질화된 정치권의 개입이나 전관예우 등에 그 원인이 있다.
건설공사는 하도급관계와 같이 다양한 계층의 참여와 접촉기회가 많아 부패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건설부패는 타의에 의한 생계형 부패에서 자의적·자발적인 축재형 부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부패규모도 커지고 있다는게 건설업계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건설부패는 건설주체 즉 공무원과 건설공사 참여자의 도덕적 불감증, 공사과정에서의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미흡,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건설산업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따라서 건설업계를 둘러싼 검은 거래를 완전히 근절시키고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이번사건에 대한 홍선기 대전시장의 대시민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비리가 터질 때마다 수습에 급급하여 단발적으로 처리해서는 이같이 뿌리 깊은 비리를 척결할 수 없다.
둘째, 검찰이 50만원 이하 16명에 대해서는 징계통보 조차도 하지않은 것은 수사발표에 대한 신뢰성을 얻기 어렵다. 금액의 적고 많음이 문제가 아니라, 금품을 수수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이며, 이는 관행적인 수사의 또다른 사례를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마땅히 건설비리 척결의지가 있다면, 혐의내용과 그 명단을 공개하고 의분의 처분을 하여야 한다.
셋째, 관련자 가운데 시의회 의원들과 공직자들은 즉각 공직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 공직사회를 둘러싼 검은 거래는 수뢰자뿐만아니라 청탁자에게도 엄정한 처벌에 의해 방지될 수 있다. 마땅히 시의회 의원 뿐만 아니라, 관련된 공직자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으므로 사퇴해야 한다.
네째, 건설비리 수사를 이번사건에 국한해서 한정할 것이 아니라 건설행정 전반으로 확대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설사업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대전시는 입찰과 관련한 각종심의회의 운용과정에서의 비리의 척결, 대등한 거래관계의 확립, 정보공개 및 시민감시의 강화, 정치인과의 연결 고리의 차단, 부패관련자에 대한 처벌 확대 등 과거와 다른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건설부패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분출되고 있는 대전시민들의 분노를 직시하여,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모든 시설공사에 대해서는 입찰에서부터 준공검사에 이르기까지 시민검사관제도 및 주민의 검사청구제도를 도입해 시민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의장 민명수(閔明水, 63세)
※ 우리는 이번 건설비리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의 공직사퇴 촉구에 이어, 20일 구조적인 건설비리 근절을 위해 대전시와 대전시의회에 건설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청원키로 하였으며, 오는 9월 초 \"건설비리 근절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키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