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장품, 시민운동 위해 기꺼이 내놓습니다\"
대전참여자치연대, 시민운동기금마련 애장품경매전 열어
오마이뉴스 장재완(jjang153) 기자
▲ 23일 충청하나은행 강당에서 열린 대전참여자치연대 시민운동기금마련 애장품경매전 모습
ⓒ2004 오마이뉴스장재완
\"이 넥타이는 돌아가신 문익환 목사님께서 제게 선물해 주신 겁니다.\"
\"독일 갔을 때 구입한 베를린장벽 벽돌입니다. 통일을 염원하며 샀었죠.\"
\"신영복 선생님께서 옥중에서 쓰신 글이에요. 30년 넘게 간직한 건데….\"
자신이 가진 소중한 물건을 아낌없이 내놓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다.
23일 대전 중구 충청하나은행 대강당에서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의장 송인준. 이하 참여자치연대)가 마련한 \'시민운동기금마련 회원애장품경매전\'이 열렸다. 이 자리는 지난 10년 동안 지방분권운동, 부패방지사업, 권력감시사업, 총선시민연대활동 등 대전지역 시민운동의 장자역할을 해온 참여자치연대의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참여자치연대는 일체의 정부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정부의 돈을 받으면서는 제대로 된 감시활동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다보니 늘 힘든 것은 재정이었다. 회원들의 회비로 재정을 충당하다 보니 상근자들의 박봉에도 불구하고 늘 부족했다.
이번 애장품경매전은 어려운 재정을 해결하려는 아이디어에서 마련한 행사다. 회원들은 시민이 주인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뜻으로 서로 앞 다투어 자신의 애장품을 내놓았다. 또한 기꺼이 충분한 값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입했다.
서로 좋은 마음으로 참여하다 보니 행사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내놓은 사람은 그 물건과에 얽힌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쏟아놓았고, 사가는 사람은 그 소중한 추억과 시민운동을 키운다는 기쁜 마음으로 물건을 구입했다.
▲ 1일 경매사로 나선 이현주 집행위원장이 기부된 물건을 보이며 경매를 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장재완
\"평소에 아내에게 잘 못하시던 분들, 이번에 아내를 위해 이 물건 한번 선물하시지요.\"
경매사로 자처하고 나선 이현주(변호사) 집행위원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평소에 아내에게 빚진(?) 남편들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진다. 파리여행에서 직접 구입했다는 고급브랜드 진품 장지갑이 경매에 붙여졌기 때문.
\"시민운동에도 도움을 주고, 아내에게 선물도 하게 됐으니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장지갑을 낙찰 받은 송동호 회원의 말이다.
이날 가장 인기를 끌었던 물품은 신영복 선생이 70년대에 옥중에서 썼던 붓글씨였다. 이 작품은 이정순 회원이 내놓은 것으로 30년이 넘게 간직해 온 소중한 물건이다. 이 작품은 25만원에 낙찰됐다.
유성미 회원사업국장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애장품을 기꺼이 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한다\"며 \"회원들의 이러한 마음이 시민운동을 튼튼히 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