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의 ‘쿠테타 타산지석’ 발언에 대한 논평>
한나라당의 쿠테타 발언은 군부 쿠테타의 망령을 되살리는 대단히 부적절한 것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어제(20일) 오후 국회에서 최근 태국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에 대해 “탁신 총리의 통치 스타일은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며, “노무현 정권은 태국 쿠데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논평을 발표하였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의장 송인준)는 공당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견제와 비판이 그 수위를 넘어 ‘쿠테타 타산지석’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 적지않은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군부쿠테타의 아픔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발언이 내심 쿠테타의 추억을 그리워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갖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 사회의 저급한 정치현실 속에서 천박한 정치인들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5.16쿠테타 이후 반민주세력의 독재와 폭거에 맞서 꽃피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정면 도전하는 격의 군부쿠테타를 조장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사안이다. 비록 유기준 대변인이 국민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발언하였다고는 하나, 군부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총리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라는 것은 쿠테타 발생 가능성의 위협으로까지 확대해석이 가능하므로 그 진위를 존중받기에는 한참 지나친 막말이었다. 특히 유 대변인의 논평이 나오자마자 인터넷상에서 비판의 글도 빗발쳤지만, 한편으론 쿠데타를 선동하거나 지지하는 댓글도 폭증하는 이상기류 현상도 나타났다. 이처럼 유 대변인의 진위가 어찌됐든간에 정권획득보다도 더 고귀한 가치의 민주주의 정신을 뒤흔들며 군부쿠테타의 망령을 되살린 원인제공자로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막말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설사 유 대변인의 진위가 쿠테타 위협이 아니었다하더라도 그로인해 군부쿠테타의 망령을 되살리는 막말이었기에 민주주의 모독과 위협에 다름 아니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 대변인과 한나라당은 이 사안으로 말미암아 파생한 중대한 과오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군사독재정권을 뿌리로 두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더욱이 먼저 나서서 이번 사태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스스로 파괴하는 우행이자 망동으로 규정짓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아울러 국민 앞에 공개 사죄와 별개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된 민주인사 앞에 용서를 구하는 공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06년 9월 21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김영숙 송인준 윤종삼 이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