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수익금의 공동관리를 통해 표준원가에 의해 수익금을 재배분하고 적자에 대해 대전시가 보조해주는 운영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애초 취지와 다르게 대전시의 준공영제는 준비과정의 미흡과 사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준공영제 관련 세부 정책을 심의 결정하는 시내버스발전위원회와 수익금의 투명한 관리를 위한 시내버스수익금 관리위원회를 대전시는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것은 물론, 운송효율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지난 1년간 발생한 적자만도 300억원에 이르고, 앞으로도 적자발생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지난 6월 대전시와 업계는 공론과정 없이 표준원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각회사별 임원 및 관리직 인원을 큰 회사별로 1인씩 포함시키고 정비직 인건비와 정비비를 포괄적으로 운용하고 전용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도 대전시 준공영의 문제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대전시가 표준원가에 의해 책정된 비용을 각 업계에 지원한 이후에도 단 한 번의 확인과정도 없었음이 최근에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단체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시청 정문 앞에서 매일 출근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준공영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더불어 급행버스시스템 등의 운송효율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시민단체의 시내버스개혁 요구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의 후속대책이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왜 시내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개혁인가?
이유는 경전철이나 지하철 등 최첨단 교통수단을 도입한들 그것만으로 도시교통문제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시가 지난 70년대초 지하철 1호선을 개통한 이래 9호선까지 개통하게 되면 지하철이 60% 이상의 교통수송분담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 지하철 수송 부담율은 35.9%에 그치고 있으며, 도시교통문제 해소는커녕 교통혼잡비용이 6조에 이를 만큼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1960대부터 대중교통 중심의 강력한 수요관리정책을 통해 도시교통문제를 슬기롭게 풀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승용차, 지하철 위주의 교통정책에 집착하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지하철 적자 등 교통부문 공적부조만도 매년 2천억원이 넘어 대전시 전체예산대비 10%에 이르러 대전시의 정상적인 예산운용을 어렵게하고 있습니다. 1)
뿐만 아니라, 도심부의 무분별한 재개발 열풍으로 인해 고밀도 개발을 앞당기고 있으며, 급속한 자동차 증가추세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심각한 교통대란에 직면할 것입니다.
특히, 대전시는 통행수단분담에 있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대중교통(시내버스+지하철=29.8%) 수송분담율이 전국 7대 광역시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조속한 시일 내에 시내버스의 운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더 이상 시내버스 개혁을 늦출 수 없습니다.
전 세계 어느 도시도 시내버스 활성화 없이 도시교통문제를 해소한 사례가 없다. 지하철과 승용차 중심의 공급위주의 교통정책에서 탈피하고, BRT(급행버스)체계 구축 등의 저비용 고효율을 가져올 수 있는 시내버스중심의 대중교통정책을 본격 도입해야 합니다.
시내버스 개혁방향은 크게 운송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과 운영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시내버스의 가장 큰 문제인 속도 및 정시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선, 간선 개념의 전면적인 노선개편과 더불어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시내버스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선하기 위해 버스도착예고시스템의 전면 확대와 더불어 냉난방이 되는 환승장과 저상버스 등의 고급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지하철 같은 시내버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내버스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제안합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도시교통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자동차 중심의 공급위주의 교통정책에서 수요관리위주의 교통정책으로 전환하고, 교통혼잡비용, 고율의 주차요금, 주행세, 각종부제 도입 등의 강력한 승용차 억제 정책을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도로, 주차장 건설 등 시설위주 투자에서 이제는 시내버스 등의 대중교통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내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도입은 현재 시내버스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전시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도시철도 2,3호선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개발논리에 우선한 지하철 위주의 교통정책이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전시가 추진하는 도시철도 2,3호선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저비용 고효율이 기대되는 시내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 구축에 우선 투자하고, 이후 적정 수요(시간당 2만5천명, 현재 1호선 시간당 2천명 수준)가 있을 때 경전철 등을 도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지하철 1호선 이후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서는 2,3호선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시내버스가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고 시내버스 노선을 지선-간선중심으로 개편하고 지하철과 연계교통망만 잘 구축한다면 저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친환경 교통 환경 구축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를 위한 원인자 및 수익자 부담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도심내 모든 주차장에 대해 유료화하고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 등을 통해 시민들의 통행 패턴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특히, 시내버스 활성화를 통한 대중교통 이용 율이 높아지면 도시교통문제 해소는 물론, 지하철1호선과 연계망을 구축으로 지하철 1호선 적자문제도 해소가능하며, 더 나아가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는 결국 택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차문제와 원도심문제 등 도시균형발전을 앞당기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시내버스 활성화라는 시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도시철도 2,3호선 건설에만 매진한다면 대전시 대중교통의 자멸은 물론 교통혼잡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결국 도시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요구에 대해 대전시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며, 지하철 같은 시내버스를 만들기 위한 장도에 대전시도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