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요금인상은 준공영제 운영적자를 시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의 운송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대안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어제(26일) 대전시가 소비자정책위원회를 열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 인상안에 대해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대전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요금은 4년 만에 인상될 상황을 맞았다. 특히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시내버스 요금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요금인상을 결정하게 됨으로써 시민들의 가계부담을 늘리는 결정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소비자정책위원회가 의결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인상폭은 현행 교통카드 1,100원에서 1,250원으로 150원(13.6%) 인상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요금은 동결했고, 현금 이용자는 현행 1,200원에서 1,4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대전시는 준공영제 시행으로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물가인상과 임금인상으로 인해 증가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전시의 이번 요금인상에서 아쉬운 점은 준공영제 도입, 도시철도 개통 등 대중교통의 운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추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의 수송분담율은 27.4%(버스 23.4%, 철도 4.1%)에 불과하는 등 성과가 없다.
대중교통수송분담율은 오히려 준공영제 도입 이후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원인은 대전시의 수송분담율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이 시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2조원에 육박하는 건설비용과 연간 250억원의 운영적자를 지원하는 도시철도의 수송분담율이 4.1%에 불과한 것은 여전히 버스와 도시철도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처럼 대중교통의 수송분담율이 낮은 이유는 대전 시내버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시성, 속도, 편의성 등의 부족이 원인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5분인 배차간격은 시민들이 버스를 외면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차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증차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증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배차간격은 줄지 않고 있다. 또한 승용차 대비 77.7%(승용차 26.3㎞, 버스 19.9㎞)에 불과한 통행속도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여전히 승용차 중심의 도로 정책이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내버스 업계에 지원해야 할 보조금이 연간 46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요금인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의 수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고민 없이 4년 만에 다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실패한 대중교통정책에 대한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우리는 대전시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요금인상이 시민들로부터 동의받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의 수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수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 제시 없이 요금인상의 대안으로 서비스만 강조하는 구태의연한 대중교통정책으로는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시내버스를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년 5월 27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유병구 이문희 장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