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테마파크 유치를 통해 엑스포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던 대전시의 계획이 미궁 속에 빠져들고 있다. 롯데와의 실시협약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항간에는 롯데테마파크 사업이 무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전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며 여전히 강행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엑스포재창조 사업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방안이 봇물 터지듯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박성효 국회의원이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미래창조과학산업단지를 만들자고 제안 한 이후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조성하자, 과학밸트 내에 입지하기로 한 기초과학연구원을 본원을 건설하자, 심지어는 매각하자는 등의 주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대전시의 힘으로 추진하려던 엑스포재창조 사업은 실패를 거듭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엑스포 재창조 사업을 설립 취지에 맞게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국가 미래까지 고려해 국가가 나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역사회의 관심을 가질만한 주장이다.
문제는 명확한 원칙과 실체 없는 청사진들이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벨트 부지 내에 입지가 확정되어 있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을 지금의 엑스포과학공원에 조성하자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제안인데 확산되고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의 활용에 대한 시민적 합의나 공감대 없이 각종 청사진이 난무하면서 자칫 방향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진다.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에 대한 검증 되지 않은 내용을 남발하며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보다 지역의 갈등을 키우는 방식으로 의제가 확산되어선 안 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등으로 외부적 여건이 바뀌고 있는 점들을 고려해보면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계획을 그에 맞추어 조속히 재수립하고, 공원설립의 기본취지에 적합한 개발방향 수립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체 없는 청사진 제시만으론 지난 20년 실패의 세월을 반복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업적 개발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공공의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이 출현하기 전까지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는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주장도 되새겨 볼 때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설립취지는 놀이공원이 아니다. 과학테마를 특성화한 국내 유일한 주제공원이자 국민과학교육의 장이다. 엑스포고학공원 설립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대책이 제시될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지자체, 정치권, 유관기관, 중앙부처가 협력을 이루며 제대로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길 기대한다.
2013. 3. 27
엑스포과학공원제대로 살리기범시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