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2호선, 고가방식은 절대 안 된다.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을 12월 초에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 동안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하여 보인 행보를 볼 때, 도시철도 2호선을 고가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대전시도 민선5기 초반에 보도자료를 통해 지상고가방식으로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하게 되면 도시 분할, 소음, 미관 저해, 민원 발생 등의 문제점 발생을 예견했다. 이런 문제점 발생의 우려가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고가방식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지상고가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으로 인해 발생할 시민들의 삶이 불편해지는 것을 방치하겠다는 정책결정이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다. 아무리 양보한다 하더라도 지난 10월 27일 개최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의견수렴 300인 타운홀미팅’은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을 고가로 결정하기 위해 여론몰이한 자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타운홀미팅 이후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듣는 ‘경청’의 수순을 밟는다고 했지만, 실제 그 내용을 보면 고가방식을 찬성하는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만남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즉,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에 대해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지상고가로 정책결정하는 과정의 정당성을 만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도시철도 2호선을 고가방식으로 추진하더라도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대전시 가용재원의 부족을 초래하여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SOC사업이나 복지, 문화예술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추진이 저해되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상황을 맞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로 고가방식으로 추진하는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비용은 1조3,617억원(시비 5,447억원 포함)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대전시가 2,527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사업도 추진된다. 대전시는 최소 8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불과 5~6년 안에 마련하고, 또한 이 사업을 하기 위해 대전시민 1인당 최소 52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전시민 1인당 최소 52만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하는 정책결정을 앞두고 시민의견을 수렴한다면서 특정 건설방식만을 찬성하는 이해관계자들만을 만나는 것이 정상적인 의견수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대전시민들에게 심각한 재정부담을 지우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상고가방식은 이미 우려한 것처럼 교통약자의 접근성과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대구가 도시철도 3호선을 고가방식으로 건설했지만, 여전히 안전문제가 지역사회의 큰 화두로 회자되고 있다. 인천공항철도는 대전시가 도입하려는 기종과 같은 고가방식의 자기부상열차로 시범운행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기술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교통공사가 인계받지 않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하면서 대전시가 주장했던 것은 ‘교통복지’와 ‘지역균형발전’이었다. 그러나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는 건설방식을 과연 ‘교통복지’라고 할 수 있는지, 도시철도 2호선을 통해 대전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없는 건설방식을 과연 ‘지역균형발전’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고가방식으로 건설하기 위해 지역여론을 양분시키면서까지 무리하게 정책결정하려는 것을 반대한다. 일부에서 지난 12년 동안 의견수렴의 과정을 가졌으니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에 대한 입장뿐만 아니라 백지화에 대한 의견도 활발하게 제시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대전의 경관을 해치고,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고가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을 반대한다. 또한 고가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이 대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따라서 우리는 대전시가 153만 대전시민에게 재앙의 고가방식이 아니라 희망을 줄 수 있는 ‘고가방식 철회’를 분명히 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4년 11월 27일
대전도시철도 2호선 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