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KTX 서대전역 경유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문>
국토교통부의 KTX 서대전역 경유 결정은 지역 간 의견수렴의 결과가 아니라
지역이기주의와 정치권의 압력을 수용한 정치적 결정이다.
어제(2/5) 국토교통부가 KTX의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한 정책결정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호남고속철도 오송역 분기 결정 이후 서대전역권 KTX 경유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호남권과 대전, 충북의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보이는 ‘꼼수’로 평가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주말기준 하루 62회 운행되는 호남 및 전라선 KTX의 운행횟수를 68회로 6회 증편하여 호남권을 중심으로 서대전역 경유로 인한 저속철 논란을 해소하고, 서대전역은 별도의 기존노선을 이용해서 하루 18회를 용산-서대전-익산까지만 운행하고, 이후 환승을 통해 호남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KTX의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한 정책결정을 위해 제시했던 이용객의 편의성과 안전성, 수요(수익성)는 구호였던 것이 드러났다.
호남을 방문하는 이용객이나 서대전역권을 방문할 이용객들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가 익산까지만 운행돼서 환승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국토교통부가 언급한 것처럼 환승할 수밖에 없는 5.9%의 이용객들의 지역 간 이동 자체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KTX가 갖고 있는 공공성마저도 훼손한 결정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수요(수익성)를 배제한 결정이나 다름없다. 기존 호남선 KTX의 전체 수요 중 30%를 차지하는 서대전역권 운행에 대한 배려 없이 서울과 호남을 직접 잇겠다는 발상은 결국 코레일의 경영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14년 호남 KTX의 이용률은 72.3%에 불과한 반면, 대전권 이용률은 97.7%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도 호남권은 고속철도 개통 및 6회 더 증차해 수요창출과 이용편의를 배려한 반면, 서대전권은 이용률이 더 높은데도, 운행횟수를 18회로 대폭 축소한 것이다. 결국 국토교통부의 결정으로 호남고속철도는 적자철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아울러 우리는 국토교통부가 호남고속철도 건설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는 설명이 기만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대전역권 300만명 이용객에 대한 최소한의 이동 편의조차 보장하지 않은 정책결정은 호남권의 수도권 접근성만 높인 수도권 중심의 정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는 여러 지역의 의견을 듣고 결정했다고 자평하지만, 결국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적 압력을 수용한 정치적인 정책결정으로 평가한다.
우리는 국토교통부의 이번 결정이 서대전역권 KTX 이용객들의 이동편의와 지역 간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꼼수’였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국토교통부가 이번 정책결정이 ‘꼼수’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폐쇄적으로 진행된 과정과 정보에 대해서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다. 아울러 기존 서대전역권을 이용했던 300만명의 이동 편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KTX의 서대전역 경유로 인한 갈등의 원인은 서대전역권 선로의 심각한 굴곡으로 인한 운행 시간의 문제였다.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서대전역권 선로를 직선화하는 개선사업을 즉각 계획하고 실행하여 서대전역권 이용객들의 역차별 해소를 촉구한다.
2015년 2월 6일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