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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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앞으로 국가균형발전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주 금요일(11월7일) 배재대학교 행정학과가 마련한 ‘모의국무회의: 수도권 규제완화’에서 공방 끝에 당초 추진하려는 수도권 완화 정책을 철회하는 대통령의 사과 성명 발표 기자회견 내용이다. 젊은 대학생들의 눈에도 현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정책은 잘못된 실책으로 보인 것 같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을 확정했다. 주 내용은, 수도권에 있는 산업단지 안에서는 기업들이 규모나 업종에 상관없이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단지가 아니더라도 공장을 증설하거나 이전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수도권의 과밀방지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규제되어왔던 수도권공장총량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정부가 지난 7월말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규제 합리화’를 약속한지 3개월 만에 약속을 뒤집은 조치여서 당황스럽기 까지 하다. 과연 이명박 정부에는 신의(信義)가 있기나 하며, 지방과 지방민을 국민으로 생각하기는 하는 것인지 참으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아마도 현 정부가 미친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의 인구는 전체인구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자본의 80%, 우수인재의 90%가 수도권으로 몰려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런데도 중앙정부와 수도권은 마치 99석을 가진 부자가 겨우 1석 밖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에게 그 1석 마저 내놓으라고 하는 것과 같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졸부행태만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발표가 있은 직후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단단히 뿔이 났다. 특히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 충청남도와 충청북도, 강원도를 중심으로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도 자유선진당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망국적 행위라며 강력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 비친 각각 주체들의 대응 전략이나 행태를 보면 한심스럽기만 하다. 한마디로 지금과 같은 각개전투식 투쟁과 이벤트식 대응으로는 효과가 없다. 모두에 언급된 모의국무회의 결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각 주체들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첫째, 정치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다시는 정부에서 이런 망책을 내 놓지 못하도록 “지역 균형발전 장려 법안” 제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의원별, 정당별, 지역별로 분산된 투쟁보다는 힘이 집중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전국적인 조직을 통하여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정치인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지금 결단을 내려야한다. 그것이 지역민들이 당신들을 선택한 이유이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수도권규제완화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전국 지방자치단체 4대협의체를 중심으로 지방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내야 한다. 선 지방분권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마련과 공조체제를 굳건히 해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두고 한말이다. 셋째,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은 지금의 난국을 해쳐나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조직력과 홍보력이 가장 뛰어난 집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의 전문가집단이라 할 수 있는 학계에서는 학자적 양심을 걸고 문제의 심각성을 토론하고 상생을 위한 대안을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역 최고의 지식인들이 뻔한 결과를 예견하고 침묵하는 것은 큰 죄인 것이다. 넷째, 지방민을 국민으로 보지 않고 무시하는 정권 앞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만큼은 지방민도 국민이며 국민은 바보가 아니라는 걸, 살아있다는 걸, 모든 권력의 근본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만약 이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회하며 살아야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적인 추세는 집권이 아니고 분권이다. 얼마 전 미국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런 세계적인 흐름의 반영이다. 이 명박 정부는 이런 세계의 흐름에 동승하여 훗날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길 바란다. 글 | 최호택 집행위원(배재대 행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