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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감시 기능 더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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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열(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회보편집위원장)

 

‘새로운 전염병이 세계를 떠돌자 인간은 서로가 서로에게 공포가 되고 말았다 전람회도 지역축제도 학교도 친교모임도 사람이 모이는 모든 곳이 꺼려지고 사람이 경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중략) ‘신종플루는 누구의 마케팅일까 새로운 전염병은 누구의 비즈니스일까 이제 우리는 마스크와 마스크의 키스가 되고‘ 박노해 시인의 2009년 詩 ‘마스크’의 일부다. 신종플루가 우리 사회를 덮친 상황을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 2015년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전염병 MRE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2009년의 신종플루 사건 때와 그 모습이 매우 흡사하다. 정부의 초기 대응 미흡, 언론의 감염자 수 증가에 대한 치열한 보도, 사망 원인 집중 보도 등 두려운 뉴스의 경쟁. 감염병으로 우리 사회가 큰 고통을 겪었음에도 6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의 제자리를 걷고 있었다. 시인이 詩에서 표현한 모습은 2009년에 이어 2015년도 마찬가지였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 상임의장인 장수찬 목원대 교수는 “정부의 투명성과 민주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감시 기능은 여전히 20년이 된 우리단체의 제1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 활동을 성찰하고 새로운 모습을 모색하는 이 시점에서 창립의 목적이었던 부패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권력감시 기능은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더욱더 견고해야 하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이 2009년의 모습을 詩로 표현한 모습이 2015년 지금의 모습인 것을 상기한다면 장수찬 교수의 진단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다. 시민사회운동을 비판하고 변화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시민사회단체의 권력감시운동이 쇠퇴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운동방식을 바꾸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종플루 사건과 메르스 사건만을 비교해 보아도, 정부나 권력기관은 모습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반민주적인 모습이다. 이에 우리단체의 역량을 여러 운동에 분산시키기보다는 ‘권력감시 기능’의 전문적인 분화가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창립 20년을 돌아보고 향후 20년의 비전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