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칼럼·기고·주장

메르스 공포, 그리고 반성
  • 174

문창기(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 이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여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로 명명된 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증상은 사스와 유사하게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사스와 달리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고, 사스보다 치사율이 6배 높다고 합니다. 주로 중동지역에서만 발생하던 메르스가 지난 5월 중순, 중동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한 모 씨가 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은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감염병 관리체계가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 동안 의료를 민영화해야 한다고 정부가 앞장섰습니다. 어떤 자치단체는 공공의료원을 폐쇄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정부와 자치단체가 나서서 의료의 공공성을 포기한 결과로 인해 국민들은 메르스 확대로 인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정유정 작가의 ‘28’이라는 소설이 떠오릅니다. 인수공통전염병이 도시에 창궐하고, 그 도시의 시민들은 정부에 의해 강제로 이동 금지되어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히는데, 아무런 메르스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를 보면서 이 또한 공포로 다가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침몰하는 여객선 안에서 어린 학생들이 느꼈을 공포가 무엇인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됩니다. 무능한 정치권과 정부는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메르스 감염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완종 리스트 수사, 황교안 국무총리 지명자 인사청문회, 미군의 탄저균 반입 등 굵직한 이슈들이 묻혀버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뭄으로 인해 생존에 위협을 받는 농심도 묻혀버렸습니다.     메르스로 인해,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와 정치권으로 인해 지역의 공동체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는 것은 물론이고, 식당의 영업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아예 밖을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메르스 공포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무능을 보일 때 민간은 알아서 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며 메르스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메르스를 반드시 빠른 시간 안에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을 기회로 의료의 공공성과 국가의 감염병 관리체계는 별개가 아니라는 그 동안의 생각은 확신이 되었습니다. 반성으로 공공의료의 확대를 위한 지역과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단체도 공공의료의 확대를 위해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을 고민하고 실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