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이기동(회원, 대전충남민주언론연합 사무국장)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대전의 해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9일, 8박 10일간 유럽 현지를 찾았다. 대전시 교통국과 시의회, 교통전문가, 철도기계연구원, 대전시민사회단체소속 활동가들이 찾은 트램 연수 지는 4개국 5개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 오스트리아 비엔나, 독일 뮌헨, 베를린, 체코 프라하. 트램을 포함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곳이다. 이들 도시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중교통의 천국이다. 주요 도심의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대신 대중교통을 통한 시민들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대중교통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다. 이용 목적에 따라 정기권을 구매하면 이용 횟수와 운송수단에 상관없이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 대중교통뿐만 아니다. 도심권의 대부분은 시민들의 이동권이 잘 보장되어 있었다. 도보는 물론 생활화 되어 있는 자전거 이용까지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이들 대부분의 도시 교통담당자들의 인식. 이들 담당자들은 대중교통을 시민들의 편익,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 담당자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도 같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은 사회 서비스로 공공성과 공익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운영 수익을 목적으로 대중교통을 운용하지 않는다, 사회 서비스로 대중교통을 위한 지원은 국가와 지역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는 명확한 자기 철학을 갖고 있다. 대전을 비롯한 한국과는 달리 이들 도시의 대중교통 운영은 시 자회사인 교통공사에서 대중교통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트램뿐만 아니라 지하철, 버스까지 도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포함한다. 민간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탈리아 역시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원칙은 개인 자가용 이용에 대한 강력한 수요 억제.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그렇듯 자가용 보급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 내 자가용 이용에 대한 제약이 뒤따른다. 밀라노의 경우 자가용의 도심 이동시 도심 진입 게이트를 통해 미리 교통세를 납부해야 가능하다. 프라하는 버스마저 도심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자가용 이용 억제 없이 대중교통 활성화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이 트램을 도입한다 해도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트램 도입의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유럽의 대중교통이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기본적인 차이는 앞선 두 가지 원칙에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지원 제도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또는 고가전철을 선택해야 중앙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각 도시의 교통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필요한 대중교통 수단을 선택하고, 이를 지원하는 합리적인 지원 방식을 통해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이 꽃 피울 수 있었다. 국가 차원의 법, 제도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유럽의 교통정책은 단순히 대중교통 활성화로만 설명할 수 없다. 도시의 정체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고민이 함께 담겨있다. 주요 교통정책을 통해 도시 내 균형 발전과 기후변화 협약을 지키려는 철학이 존재한다. 단순한 시스템이 아닌 문화로 이해할 때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 이 글은 굿모닝충청에 기고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