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매 월 발행하는 소식지 「참여와 자치」가 100호가 되기 전에 소식지 「참여와 자치」는 한 달에 한 번 맞이하는 소식지에 불과했다. 그런데 어느 덧 100호라는 소식지 「참여와 자치」를 맞이하고 보니 1호를 생각하게 되고 50호를 생각하게 되고 12년 동안의 소식지 「참여와 자치」를 생각하게 된다. 지난날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를 되돌아본다면 어느 덧 10년이 또 지나서 200호를 맞이하게 될 때 우리 100호의 모습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소식지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더라도 소식지에 담긴 진심은 변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100번째 만나는 회원의 모습은 1호부터 100호까지 10년의 세월동안 변함없었던 사람, 또 10년이 지나 200호를 맞이할 때도 변함없었던 사람으로 우리의 가슴에 기억될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누굴까? “시민운동했던 60대가 가장 행복했다”며 2006년 정기총회에서 의장직을 이임하신 민명수 회원을 만나러갔다. 인터뷰요청을 했을 때 자신은 이제 조용히 지켜봐야한다며 한사코 사양하셨지만 100번째 만나는 사람에 대한 욕심이 났기에 기어코 승낙을 받아냈다. 대전에서 가장 맛있다는 자장면을 먹고 조용한 커피숍을 간신히 찾아 들어갔다. 의장으로 계실 때 소식지 「참여와 자치」에 인터뷰내용이 실린 적이 몇 번 있기에 기본적인 내용은 질문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 대신에 우리단체가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지켜나가야할지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 후배들이 민명수 님을 생각하면 그 동안의 업적을 떠나서 변하지 않는 모습들로 인해 존경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내가 후배들을 바라볼 때 늘 안쓰럽고 잘 해주고 싶고 부족하지만 보태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듯이 이심전심으로 후배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 특별히 존경받거나 존경하는 게 어떤 건지는 모르겠어. 그런 거창한 말보다는 인생의 선배로 생각해주면 좋겠지. 사실 나는 내가 평범한 주부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을 했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난 평범한 사람이 아니더라고.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뭔가 이것은 아닌데 고민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표출할 기회가 없거든. 나 또한 그랬고. 그러다가 시민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나마 작은 힘이라도 보태어서 변화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 그러다보니 마치 남이 볼 때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거지. 평범한 사람으로 출발했지만 시민운동을 만나고 보니 특별한 사람이 되는 거 아닐까 싶어. ○ 참여자치연대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집에서 운둔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아카데미 교육을 받은 적이 있거든. 이건 아닌데 생각했던 것들이 교육을 통해 ‘아 그랬구나’로 바뀌더라고. 그러다보니 역사의식이 생기고 사회문제도 보이고 했지. 교육이 끝날 때쯤에는 뭔가 내가 시민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후회를 할 것 같아서 고민을 하다 보니 밥상운동을 먼저 해보자고 생각을 했어. 그게 나에게는 제일 쉬웠거든. 그리고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다보니 참여자치연대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더라고. ○ 2006년 총회에서 10년간의 의장직을 이임하셨는데요. 나는 원래 밑에서 도와주는 게 내 체질에 맞는다고 생각해. 그런데 나이를 먹고 시작하다보니 사람들이 나이가 많다고 대표를 하라는 거야. 환경운동연합과 참여자치연대에 동시에 의장을 하면서 동시에 의장을 한 것이나 오래 의장을 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어. 늘 언제 그만두어야 할까 고민했지. 환경운동연합은 5년까지 하고 그만두었는데 참여자치연대는 끝도 없이 하게 되는 거야. 내가 상황을 봐도 어렵겠더라고. 재정형편도 어렵고 하려는 사람도 없고 해서 2년만 더 하자라고 하다보니 10년을 하게 되었지. 사람들에게 박정희와 이승만이 10년을 넘게 집권한 이유가 있구나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했지. ○ 민명수 의장은 어떤 분이셨나요? 내가 10년을 의장으로 있었지만 부끄럽지는 않아.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확실했고 시민운동하는 사람이 무엇을 바라겠냐는 생각을 했어. 그러니까 배짱이 생기더라고. 사실 나는 의장을 하기에는 늘 부족하다고 느꼈어.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력도 부족하지, 아니면 적극적이냐? 세 가지가 부족하다보니까 사무처 활동가들이나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늘 그 점에 대해서 미안해. ○ 참여자치연대를 사람으로 본다면 어떠한 사람인가요? 참여자치연대는 정직한 사람이야. 옳고 그름에 있어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더러 개인이 빗나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단체 자체가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고 개인적 실수나 잘못으로 전체를 매도할 필요는 없는 거야. 참여자치연대는 정직한 사람, 정직한 단체가 되길 바래. ○ 참여자치연대에 대한 평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 참여자치연대는 어렵고 힘들지만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힘을 내서 오늘까지 온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해. 참여자치연대는 전체의 방향이 잘못되지는 않을거야. 잘못된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고 더불어 사라져야해. 평가라는 것이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 나는 참여자치연대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잘못된 일이 있다면 마치 내가 질타를 받는 기분이 드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니까 탓할 수는 없지. 그리고 참여자치연대가 이상을 다 실천할 수는 없어. 단지 원칙을 고수하고 어렵더라도 한발 한발 나아간다면 사람들이 생각할 때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한 거지. 우리에게 실천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실천은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거야. 단지 도덕성이 있어야지. 결여되면 안 돼. ○ 시민운동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요즘 세상을 보면 가치관 자체가 혼돈에 빠진 거 같아. 흑과 백으로 나뉘던 시대에는 확실했고 우리의 운동은 분명했지. 하지만 지금은 뭐가 뭔지 모르는 것들이 많거든. 이럴 때일 수록 가치관을 정립하는게 중요해. 또 사랑은 움직이는거야라는 유행어가 있었듯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치관이 변할 수 있거든. 우리는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에 맞게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고민하고 혼돈스러울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가치관을 정립하는 게 필요해. 점점 더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어. 민명수 회원은 운동을 이야기할 때는 쉽고 직설적이었지만 드라마이야기, 요즘 MP3로 음악 듣는 이야기를 할 때는 소녀 같기도 하다. 그리고 참여자치연대를 이야기할 때는 엄마와 같았다. 요즘 자녀분들이 안부전화를 너무 자주한다면서 자식과 부모를 물레방아와 폭포에 비유하셨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물을 위로 뿜어 올리는 물레방아와 같다고 한다. 힘을 들여야 물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가 자식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폭포와 같다. 자연히 내려가는 것이기에 해주고 싶고 먹여주고 싶은 거란다. 자장면을 사줘도 대전에서 제일 맛있는 걸로 사주고 싶었던 것이 민명수 회원이 우리 단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100번째에 뵙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200번째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맨 아래에-- 민명수 회원님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창립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의장을 역임하시고 지난 2006년 정기총회에서 의장직을 이임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