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중도초대석]이동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총선특위원장
예상 투표율 50%는 정치신뢰 못하기 때문
토론회.매니페스토 활성화… 정책선거 해야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지역정치 키워야
‘공천탈락 철새 후보’ 언론 문제제기 필요
18대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을 대표하고 의회의 입법기능을 수행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함에도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가 어떤 생각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는 유권자도 많은게 현실이다. 공천 폭풍으로 여야 정치권이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냉담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혼란스러운 정치계 현실로 인해 사상 최저 투표율을 우려하는 가운데 매니페스토와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이동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총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정책선거 부재 상황을 진단해보고 총선특별위원회 활동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총선특별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고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지난 2월 총회에서 12개 대전연대 소속 단체들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도록 유도하고 지역에 맞는 의제를 제안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에 대해 평가하는 일을 비롯해 비례대표 지역 우선 배정을 요구하고 투표 참여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역에서 각 당별로 요구하는 비례대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지역 정치를 대변할 사람으로 우선 배정해달라는 요구이다.
대전이 광주보다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의석수가 2석이나 적은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충청지역 정치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배정을 원했다. 하지만 이번 공천 결과를 보면 중앙당의 원칙과 규정에 의해 당원도 없고 지역은 배제된 채 유권자들은 들러리로 서게 됐다. 투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언론기관의 역할이 제일 클 것으로 본다.
-이번 총선의 의미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번 선거는 `386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보수주의 회귀인가`란 질문에 `한국정치의 이념적 재개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또 경제활성화 등 민생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대선때 코드정치, 386정치, 아마추어 정치에 대한 심판이 있었고 실용적 능력을 점검한다는데서 의미를 찾았다.
총선은 정치 일꾼,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이다. 관권선거, 지역주의 선거, 금권 선거 등의 부작용을 타파하고 정치 개혁 과제를 완수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본다. 지역 현안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설 대표를 현명하게 잘 뽑아야 한다. 안정론과 견제론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지역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집권 여당에 표를 몰아줘서 국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안정론보다 견제론이 우세한 상황인것 같다. 이번 선거는 공천 과정에서 60%의 후보가 바뀌었다.
중앙정치가 대폭 강화된 상황이다. 비례대표도 지역 대표가 수도권 서울 위주로 배정돼 유감스럽다. 전문성과 명망성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하나 우리 지역 인사를 배제시킨 점은 지역 소외론과 홀대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서울 수도권이 주도하는 가운데 지역은 단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현실이다.
지역 정치의 대변인들을 비례대표에서 배제시켰는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국회가 중앙정치 위주로 가면서 지방정치를 묵살시키는 것은 정치 퇴보다. 비례대표만이라도 권역별로 해서 지역 정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 절반 가까이가 서울, 수도권 출신이다보니 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 중앙 공천 정치 상황에서 지역 정치는 실종되고 말았다. 비례대표만이라도 권역별로 해주면 바람직할텐데 그마저도 외면하고 말았다.
-매니페스토의 의미와 활성화방안은.
▲매니페스토란 구체적이고 분명한 공약을 의미한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어원상 라틴어이다. 영국에서는 선거 공약을 매니페스토라고 부르며, 미국에서는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매니페스토를 `정권공약`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참공약`이라고 지칭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매니페스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당의 매니페스토와 그에 대한 평가가 손쉽게 유권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니페스토의 전달과 확산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언론에서도 매니페스토에 대한 다양한 평가 결과를 적극 유권자에게 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매니페스토 선거 실현의 궁극적 책임은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 유권자가 정책을 보고 투표 선택을 할때 정당과 정치인들은 정책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 정당과 정치인의 행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유권자의 변화된 투표 행태이다.
-정책선거가 외면 받고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공천이 늦어지면서 공약 준비 또한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개혁의 첫걸음은 공천개혁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의 공천 과정을 보면 중앙당에서 일방적인 기준과 원칙으로 당원이나 유권자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그마저도 후보확정이 늦어지면서 정책선거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각 정당은 앞다퉈 공천개혁을 약속했지만 공천 결과에 대해 승복하기보다는 불복으로 이어져 이삭줍기, 보석줍기, 친박연대, 무소속연대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정당정치의 기본 정신마저 훼손하고 있다.
부끄러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애초 이번 총선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현 정부의 장관 인선 등 각종 실정과 한나라당내 갈등으로 견제론이 수도권과 중부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과반의석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책 선거를 견인하기 위한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의 노력이 부재한 영향도 크다.
정치권은 계파 나눠먹기에 혈안이 돼있는데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대선 이후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아진 것도 원인중의 하나다. 정치가 국민을 외면하고 정당이 유권자를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정책 선거가 되지 못하면 18대 총선은 실패다. 유권자는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정치학자들은 이런 사태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룩해 놓은 정당정치의 틀을 무너뜨리고 기본 원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납득하는 기본 제의 없이 중앙당에서 일방적으로 당원을 배제하고 밀실공천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저질코미디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천은 공천 혁명이 아니고 공천 개악이다. 정치권이 책임져야 하고 유권자가 응징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정치행태를 다시 복구해야 될 책임이 있다.
-정책 선거를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나.
▲공약 및 정책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의제를 발굴하고 여론화하고 표심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을 50% 이하로 예상하는데 정치에 대해 신뢰를 못하기 때문이다. 토론회와 매니페스토 참여 촉구 등을 통해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약과 정책을 정확히 분석해 유권자들이 변별력을 갖고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토론회가 일상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 후보들이 매니페스토 운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강조할 방침이다.
-투표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원인과 개선 방안은.
▲이번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각 정당의 지역구 후보자 공천 과정이 당원이나 유권자들의 참여조차 원천봉쇄하는 뒤늦은 공천과 계파공천, 편파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거기에 더해 각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조차도 지역인사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전시가 광주시보다 인구는 6만명 이상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는 2석이 적다는 점에서 각 정당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대전출신 인사를 우선 배정해줄것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보냈음에도 우리 지역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각 정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비례대표 후보를 수도권 출신의 명망가 위주 직능대표 중심으로 채운 것은 지역 대표성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하지 않은 반지역적 행태다.
이같은 각 정당의 공천결과는 지역 정치 역량 강화와 정치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을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 불편부당한 대전지역 국회의원 의석수 편차에 대한 개선 차원에서 요구한 지역 출신 우선의 비례대표 배정요구조차 묵살한 것은 중앙당 중심의 일방적인 비례대표 공천심사 폐해를 드러낸 것이다. 정책 선거가 실종되고 계파 나눠먹기식 공천 잡음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잃고 관심도가 떨어진 상태다.
현실적으로 당원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공천심의가 무슨 의미가 있나. 여론조사로 모든 것을 합리화할 수도 없다.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무소속 출마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고려하는 행태다. 언론은 이 부분을 외면해서는 안되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당원이 배제되고 정치 도의에 맞지 않는 공천에 대해서는 강력한 질타가 따라야 한다.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수가 없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유권자들에게 응징을 호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투표율 제고 방안으로 선거공영제 확대와 방송언론매체에서 황금시간대 후보자 연설, 영국이나 미국처럼 인터넷 투표 도입, 강제투표제 도입, 여권발급제한, 공직취임제한 등을 비롯해 투표용지를 복권화하거나 도서문화상품권을 증여하는 등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학자도 있다. 선거 참여의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언론이 앞장서 해줘야 한다.
-선거를 앞둔 대전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권자들은 박수나 야유보다 투표부터 참여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투표는 유권자의 기본 책무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다. 유권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정치 개혁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이번 18대 총선에서는 거대한 유권자 바람이 불어 정치 개혁을 일궈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공천 불복을 선언하고 이 당 저 당 옮겨다니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는 반드시 응징해 정당정치의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는 총선이 되었으면 한다. 투표 참여로 유권자 혁명을 반드시 이뤄내자. 나라를 책임질 일꾼과 지역 대표를 뽑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꼼꼼히 따져보고 잘 뽑아서 정치 후퇴의 오명을 벗어내야 한다. 선거를 8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가 되도록 후보자간 변별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자. /대담, 정리=한성일 기자. 사진=지영철 기자
◆이동규 위원장 약력
▲46년 전남 장흥 출생 ▲광주 일고, 서울대 학사, 충남대 석사, 전남대 박사 ▲층남대 부설 회계연구소 소장 ▲대한회계학회장 ▲한국학교회계학회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의장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공동의장 ▲대한문학인협회 회장 ▲전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감사 ▲충남대 경상대학 경영학부 교수(회계학 박사) ▲저서로 `정부 및 비영리조직 회계` 등 20여권과 `몸이 말을 하네` 등 시집 3권
<대담.정리=중도일보 한성일. 사진=지영철 기자>